오늘은 나의 1인 개발에 크게 영감이 된 피터 레벨스에 대해서 글을 써보려고 한다.
피터 레벨스가 만든 웹사이트들: Nomad List, Remote Ok
먼저 이 분이 뭘했는지 소개하자면 이 분은 혼자서 Nomad List를 만들었다. Nomad List는 디지털 노마드들(대부분 개발자, 디자이너 등 원격 근무가 가능한 직종을 가진 사람 + 프리랜서 등)이 이 세상에서 갈 수 있는 지역에 대한 정보를 모아 놓은 사이트로 서치할 수 있는 필터 기능이 굉장히 디테일하게 만들어져있다. (아래에 보면 Cold Now, Warm Now, Safe, Fast Internet 등 날씨, 금전적 여유, 인터넷의 강도 등의 다양한 필터를 적용해서 그 필터에 따른 도시를 찾을 수 있다.)
꽤 정교하게 만들어진 사이트로 NomadList는 피터가 만든 서비스 중 가장 잘 된 웹사이트이다(월 방문자 9백 6십만 정도 예상).
이 웹사이트 말고도 remote ok라는 원격 근무를 찾는 웹사이트도 만들었는데 nomadlist만큼 유명하진 않지만 나름 알려진 웹사이트라고 한다(월 방문자 36만 예상).
왜 이 사람이 나의 1인 개발 여정에 영감이 되었냐면 이 사람은 이 모든 웹사이트들을 직접! 혼자! 만들어서 그렇다. (사실 나는 지금 일하다보니 1인 개발에 대한 환상은 많이 깨지고 개발이 어느정도 structured을 가지면 같이 할 사람을 구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초기에 bootstrap(맨땅에 헤딩할 때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리소스를 이용해 어떻게든 해내는 것)할 때 굉장히 큰 정신적 위안 + 도움을 줬다 + 지금도 bootstrap 중이긴 함)
실리콘 밸리의 유명 엔젤 투자자 Ron Conway도 항상 말한다. “Never forget to bootstrap” = “투자 받지 않고 버틸 수 있는 것의 위대함을 간과하지 마라!” (론 콘웨이에 대해 궁금한 사람은 이 글도 읽어보세요.)
암튼 이렇게 bootstrap을 할 수 있는 끈기와 용감한 spirit을 가진 피터 레벨스에 대해 이제 좀 자세히 말해볼까?
피터 레벨스, 그는 누구인가
피터 레벨스는 네덜란드 사람으로 MBA를 마치고 자기가 스스로 코딩을 배워서 웹사이트 개발로 창업을 한 사람이다(MBA를 마친 후 보통 사람들은 돈이 없어서 당장 돈을 벌러 직장을 구하러 가지만 그는 그가 운영하던 음악 유튜브 채널이 있었기 때문에 자금난에 덜 시달리고 부모님의 눈총을 적게 받으며 자신이 원하는 바를 향해 달려갈 수 있었다).
이 분은 자신의 웹사이트로 수익화에 성공했다. 그리고 그 과정과 이야기를 자신의 블로그(levels.io)에 올렸고 다양한 자리에서 말하고 다닌다. 그의 블로그에는 ‘자신의 창업스토리 + minimum viable product + 불안에 대한 생각 등’에 대한 글들이 있다. 내가 이 분의 블로그에서 가장 인상 깊게 본 건 ‘I’m Launching 12 Startups in 12 Months‘ 글이다. 짧은 글이지만 이 분이 minimum viable product를 어떻게 만들어내는지, 어디서 영감을 받았는지(Jennifer Dewalt의 180일 동안 180 웹사이트 만들기에서 영감 받았다고 함), 어떤 웹사이트들을 창업했는지 간단하게 볼 수 있어서 재미있게 읽었다. 다른 글들도 흥미롭다. 예를 들면 ‘Why overnight success is a myth(‘왜 하룻밤 사이 성공하는 것은 미신인가’, 이건 그냥 피터가 HackerNews에서 본 글 발췌한 것)’, ‘My 2nd Startup: Go Fucking Do it, set a goal + deadline and if you fail, you pay'(‘나의 두번째 스타트업 : 닥치고 그냥 해 + 데드라인 못지키면 돈 내기’), ‘On self-funding startups'(‘다른 사람의 돈 안 받고 내 돈으로 키운 스타트업’) 등.
내가 피터의 블로그를 보면서 느낀 건 ‘와,,이 사람 참 도전적인 사람이다 + minimum viable product/iterating을 정말 잘 이해하고 직접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이구나’였다.
저 ‘I’m Launching 12 Startups in 12 Months(난 12개월 동안 12개의 스타트업을 시작하겠어!)’ 글을 보면 피터가 12개월 동안 시작한 프로젝트들이 7개가 있다. 글 제목은 12개라고 적혀있는데 내용에는 7개 밖에 없어서
- 실제로 12개월 동안 12개의 프로젝트를 시작했는데 몇 개는 너무 미미해서 블로그에 올리지 않은 건지
- 시간 관리에 실패해 12개월 동안 7개 밖에 프로젝트를 못 만든 건지
둘 중 뭐가 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뭐가 됐건 참으로 엄청난 실행력이며 집중력이며 실험 정신이다.
MVP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피터 레벨스
MVP, minimum viable product의 뜻은 ‘최소 기능 제품’으로 이 말의 진짜 의미는 일단 먼저 시장의 니즈를 파악하는 게 모든 창업의 첫 단추라는 것이다. 이 mvp는 ‘사람들이 내가 만들려고 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분명한 관심을 가지고 있나’ 테스팅하는데 효과적이며 소프트웨어 서비스 같은 경우, 오프라인 사업에 비해 mvp를 만들기도 쉽기 때문에 대부분의 소프트웨어 창업은 시장에 먼저 mvp를 내놓는 방식으로 진행된다(작게 웹사이트, 앱 개발 먼저 함).
MVP라고 말하면서 기능들을 만드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걸리거나 MVP라고 말하면서 사람들에게 너무 큰 불편함을 초래해서 그 소프트웨어의 코어 기능을 제대로 느낄 수 없게 되면 그건 MVP가 아니다. 진정한 MVP는 최소 기능 제품으로 시장성을 테스트할 정도의 퀄리티는 가지지만 엄청 고도화되지 않은 서비스나 제품을 말한다.
빠르게 시장성있는 제품 또는 서비스를 테스트하여 그 중에서 사람들의 반응이 오는 서비스를 선택해서 그 서비스를 키우고 iterate하고 고집스럽게 발전시켜가는 게 소프트웨어 창업의 정석이다. Pieter Levels는 이 정석을 잘 이해하고 있는 거 같고 스스로 이대로 해서 유의미한 결과(nomad list 성공)을 냈기 때문에 그의 말이 더 신빙성있게 느껴진다.
그는 ‘프로젝트를 끝내고, 출시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한다. 출시하지 않으면 그 서비스의 성장 속도가 굉장히 느리기 때문에(유저 피드백 못받는 게 제일 문제) 빨리 출시하라고 하고 자신의 프로젝트 중 Nomad List처럼 크게 성공하지 못한 게 대부분이라며 크게 성공할만한 서비스를 찾을 가능성을 높히도록 다양한 프로젝트(아직 트렌드가 아닌, niche 마켓 공략)를 시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감상 / 내가 본 피터 레벨스
내가 블로그와 영상에서 만나본 피터 레벨스는 편견이 없고 자유를 사랑하는 히피같은 사람이다. 그를 가장 잘 설명하는 문장은 아래와 같다.
“Life is like the best video game ever, it has amazing graphics, infinite amout of levels, a huge map and this ridiculous great freedom, I just needed to pick up the controller”
“인생은 내가 알고있는 최고의 비디오 게임이다, 최고의 그래픽, 엄청나게 다양한 레벨, 거대한 지도 그리고 엄청난 자유, 나는 그냥 컨트롤러만 잡기만 했으면 됐다
– 피터 레벨스
나는 피터 레벨스의 팬은 아니고 그의 블로그 글/말에 모두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와 비슷한 길을 가는 사람이고 또 그의 실험 정신과 행동력, 실패에도 굴하지 않는 단단함은 정말 멋지다고 생각한다(+독학으로 코딩을 공부하고 또 서비스를 혼자 맨땅에 헤딩하듯이 만들어갔다는 게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
나도 1인 개발하면서 힘든 점도 많고 ‘진짜 혼자 해도 되나? 이게 정말 가능한 일인가??’ 싶을 때 피터를 떠올리면 피터는 나에게 ‘혼자 해도 돼, 나도 혼자 했잖니~’라고 말해주는 거 같다. 나에게는 선례이기 때문에 피터에 대한 글을 내 블로그에 꼭 남기고 싶었다ㅎㅎ. 그럼 이번 글 포스팅 마칠게요!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