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투자자이자 기업가인 피터 틸이 투자 인터뷰를 할 때 사람들에게 늘 물어보는 질문이 있는데 그건 바로 아래와 같다.
“Tell me something that is true that almost no one agrees with you on.”
“다른 사람들은 거의 동의하지 않는, 너만이 아는 진실을 말해봐.”
나는 피터 틸을 “경쟁은 루저들을 위한 것이다” 스탠포드 강의로 알게 된 후, 그가 세상을 보는 관점, 마인드, 철학이 너무 흥미롭다고 느껴서 그의 인터뷰를 많이 봐왔는데 그는 인터뷰에서 항상 “다른 사람들은 거의 동의하지 않는, 너만이 아는 진실을 말해봐” 이 말을 하더라. 근데 나는 이 말을 들을 때마다 뭔 말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 이유는 ‘다른 사람들이 동의하지 않고 나만 옳다고 생각하는 진실이 정말 세상의 보편적인 진실일까?! 0_0’ 생각이 들어서 그랬는데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말이 시간이 지나도 계속 생각이 나더라ㅎ. 내 뇌리에 박혔나? 아무튼 오래도록 생각나는 말이라 오늘은 이 주제에 대해 포스팅 해보기로 했다.
피터 틸 인터뷰 발췌
“제 2의 마크 저커버그는 소셜 미디어를 만들지 않을 것이며 제 2의 래리 페이지는 서치 엔진 기업을 만들지 않을 겁니다. 제 2의 빌게이츠 또한 운영 체제를 개발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들을 따라한다면 당신은 이들로부터 배우고 있지 않는 겁니다. 당신은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여 그곳에서 가치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저는 사람들에게 묻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하고 있지 않은 위대한 사업은 무엇입니까?’ 이 질문의 지적인 버젼은 ‘다른 사람들은 동의하지 않는, 당신만이 아는 진실이 무엇입니까?’죠. 이 질문을 인터뷰에서 하면 사람들이 이 질문에 대답하기 매우 어려워합니다.
“사람들은 ‘진실은 보편적이며 누구나 동의하는 것’이라고 배웠기 때문에 이 질문에 대답하려면 자신이 완전히 새로운 것을 생각해낼만큼 똑똑해야한다고 생각하죠. 아니면 자신은 동의하지만 남이 동의하지 않으려는 것을 말하려니 그 대답을 하는데 불편함이나 어색함을 느낍니다.”
“남들이 동의하지 않는 말을 하려면 어느 정도의 용기가 필요하겠죠. 우리는 현재 천재보다 용감한 사람들이 적은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피터 틸 인터뷰 내용을 적고 보니 ‘음.. 이런 뜻이었군’ 하는 느낌이 든다. 사람들은 다 나처럼 생각했구나 ‘진실은 보편적이며 누구나 동의하는 것’이라고 ㅋㅋㅋ.
결국 피터 틸은 ‘당신의 주관, 당신의 철학, 당신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봐 + 니치 마켓을 찾아‘라고 말하는 것 같다. 주관을 가지고 자신의 비젼을 알리고 그것을 실행해 현실에 구현하라는 말인 듯.
옛날에 피터 틸이 ‘아스퍼거 증후군 환자들이 테크 쪽에서 엄청 성공한다‘고도 말한 적이 있는데 인터뷰 내용 살짝만 적어보면
“실리콘 밸리에서는 기이한 현상이 발견됐습니다. 엄청나게 성공적인 기업을 만든 사람들은 경증의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었다는 것이죠. 저는 이 현상이 사회를 비판하는데 쓰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 우리의 사회는 아스퍼거 증후군이 없는 사람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 독창적인 아이디어들을 나쁘다고 생각하고 이상하다고 생각하며 사회가 그것을 쫓으면 안된다고 말하면서 그들의 의욕을 꺾는 거죠? 저는 사회에 맞추는 것, 사회에 어울림(socializing)이 개인이 자신의 독창성, 창의성을 포기하게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아주 강력하게 서로를 모방하려는 습성이 있습니다. 모방을 함으로써 우리는 어렸을 적 언어를 배웠으며 우리 문화 또한 모방을 통해 전파되죠.”
“하지만 모방은 사람을 양 떼와 같이 만들어 개인이 비슷비슷한 생각들만 하게 하며 이것은 결국 사회의 궁극적인 문제가 됩니다.”
아스퍼거는 자폐의 일종으로 아스퍼거를 가진 환자는 사회적 능력이 제한되며 어느 한 분야에 엄청난 관심을 보이며 집착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한다. 심한 아스퍼거 환자들은 직업을 구하기 어렵거나 사회에서 소외되어 살아가는 경우가 많지만 경증의 아스퍼거 환자들은 세상을 바꾸며 혁신적인 일들을 한다고 한다.
캠브리지의 자폐 연구센터의 원장은 아스퍼거를 가진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자신의 주관이 훨씬 뚜렷하다고 말한다.
“아스퍼거가 없는 아이들이 ‘음.. 다들 저렇게 하는군, 저게 우리의 문화고 우리 가풍이야’라고 생각하며 쉽게 받아들이는 경우도 아스퍼거가 있는 아이들은 ‘왜?’라는 질문을 합니다.”
“그들은 더 논리적인 대답을 원하죠. ‘다들 이렇게 하니까 너도 이렇게 해’라고 말하는 것은 그들의 논리에 부합하지 않습니다.”
-사이먼 바론 코헨(캠브리지 자폐 연구 센터 원장)
아스퍼거가 있는 우리가 아는 가장 유명한 창업자는 일론 머스크이다. 일론 머스크는 SNL에 나와 이렇게 말했다.
확실히 혁신적인 일을 하려면 엄청나게 많은 거절과 많은 실패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야 하는데 이런 사회화 되지 않은 야생의 강한 캐릭터를 가진 사람이 더 성공할 거 같긴 하다. 내가 오늘 읽었던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에선 이런 말이 나온다.
“천재는 항상 소수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회가 천재를 가지기 위해서는 그들이 자랄 수 있는 토양을 보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천재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만 자유롭게 숨 쉴 수 있습니다.”
“천재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개성이 뚜렷하며 사회가 구성원에게 그들 고유의 성격을 만드는 고생을 방지하기 위해 제공하는 사회의 정형화된 소수의 틀 안에 맞추는 것을 다른 사람들에 비해 더 어려워 합니다. 천재는 고통스러운 압축의 과정 없이는 사회에 맞추지도 못합니다.
“만약 천재가 소심해서 사회가 천재를 그들의 틀 안에 맞추려는 시도에 동의하며 그들의 확장 가능하던 모든 부분들을 사회의 압력 속에 확장하지 못하게 놔둔다면 사회는 그들의 천재성에 거의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천재가 강한 성격을 가지고 있고 그들에게 채워진 족쇄를 끊어낼 수 있다면 그들은 사회에게 ‘평범한 것으로 축소하지 못한 표식’이 되고 사회는 그들을 “길들여지지 않은”, “이상한” 같은 말들로 지적하며 엄숙한 경고를 줄 것입니다.”
“이것은 마치 나이아가라 강을 보고 왜 네덜란드 운하처럼 둑 사이를 천천히 흘러가지 않냐고 불평하는 것과 같지요.”
사회와 개인의 관계, 그 사이의 개인의 성공과 행복, 천재성의 발현은 정말 흥미로운 주제다. 사회의 압박 속에서도 개인은 자신의 성격, 자신의 천재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