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블랭크는 연쇄 창업가로써 21년간 8개의 스타트업을 창업했고, 은퇴 후에는 유수의 대학에서 스타트업 창업에 관한 강의를 하고 있다(스탠포드 대학 등). 이 분은 내가 1년 전쯤 유튜브에서 처음 보고 ‘오… 이건 진짜 경험에서 나온 찐 인사이트다😮’고 느꼈는데, 그때 이후 언젠간 꼭 한번 이 분을 내 블로그에 소개하고 싶었다.
근데 마침 오늘 하이에나처럼 글감을 찾다가 이 분이 떠올라서 오늘은 이 분에 대한 글을 써보려고 한다. 아주 신선한 인사이트들을 많이 가지고 있는 분이어서 글 내용이 알찰 것 같다.
스티브 블랭크의 인사이트 모음
창업자들은 역경에 굴하지 않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영상은 여기)
“역경에 굴하지 않는 능력(resilient)은 창업자들이 가지고 있는 특징입니다. 그리고 이 특징은 예술가들도 가지고 있죠. 예술가들은 자신의 성공을 위해 일하지 않고 그들이 내면에 지니고 있는 것(예: ‘다른 사람이 듣지 못하는 것을 들음’,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하는 것을 봄’)을 꺼내기 위해 일합니다. 세상에는 창조에 특화된 사람들이 있죠. 그들은 사회의 다른 사람들과 매우 다른 생각을 합니다.”
“이런 창조에 특화된 사람들은 창조를 위한 열정을 가지고 일하기 때문에 ‘동업자가 그만뒀어’, ‘나의 가장 큰 고객이 나랑 그만 일하고 싶대’, ‘사람들이 내 그림을 싫어해’, ‘내 최신 음악은 그지같아’ 같은 아무리 힘든 상황을 겪어도 계속 나아갈 수 있습니다.”
“창업가들은 본인이 노력해서 역경에 굴하지 않은 게 아니라 그의 비젼이 그가 겪는 역경보다 커서 역경에 굴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게 되는 겁니다. 만약 당신의 실패의 경험들이 당신의 앞길을 막는다면, 당신은 창업하고 첫번재 역경이 왔을 때 바로 그만둘 겁니다.”
“사람들이 창업이라는 걸 글래머러스하게 보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이 직업은 이번 실패에서 다음 실패로 계속 나아가는 직업입니다. 만약 당신이 돈 때문에 창업을 한다면 당신은 끝까지 창업을 하지 못할 겁니다.”
불우한 가정사를 가진 창업자들이 더 성공한다(영상은 여기)
“많은 성공한 창업자들은 불우한 가정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만약 당신이 불우한 환경에서 살아남았다면 당신은 위대한 창업자가 될 자질을 이미 단련한 겁니다. 초기 스타트업은 불확실함 속에서 살아갑니다. 저는 불우한 가정사를 가지고 살아온 창업자들에게 그들이 창업에는 분명 경쟁력이 있다고 말합니다.”
“만약 당신이 모든 것이 완벽한 집안에서 태어났고, 어려움 없이 자라왔다면, 당신은 창업을 하면 많이 놀랄 겁니다. 이건 평범한 직업이 아니거든요. 물론 이 말이 평범한 가정에서 자란 사람들이 창업을 잘 할 수 없다는 건 아닙니다.”
“역경에 굴하지 않는 능력(resilience)을 키우려면 전투에 나가는 게 효과적입니다(ㅋㅋ). 그래서 군대에 갔다왔던 창업자들이 창업에는 매우 경쟁력이 있죠. 만약 당신이 불확실성에서 일하는 게 불편하다면 창업을 하지 않는 게 낫습니다. 창업을 한다는 건 당신의 머리에 총을 대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그 총은 당신의 자본금 소진율(burn rate)이죠. 당신이 돈을 다 써버리면 당신과 함께 일하는 모든 사람들은 다 집에 가야합니다.”
“외국인 학생들이 스탠포드나 버클리(다른 나라의 대학)에 와서 공부하는 경험도 역경에 굴하지 않는 능력을 키워줍니다. 이때는 신체적, 언어적 학대는 없지만 혼돈 속에서 언어를 배우고 새로운 문화에 적응하고 하는 면이 위의 케이스와 같은 효과를 냅니다. 이 사람들도 분명히 창업에 엄청난 경쟁력이 있죠.”
“저는 이런 것들(불우한 가정사, 군대 입대, 외국 유학)이 창업을 위해서 꼭 해야하는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경험들이 창업에 단점이 아닌 엄청난 장점이 되는 걸 볼 때마다 놀랄 따름입니다.”
저는 학생들에게 웬만하면 창업을 하지 말라고 합니다(영상은 여기)
“제가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스타트업에 대해 가르치다보니 매학기 끝날 때마다 10%의 학생들이 제게 와서 물어봅니다. ‘교수님, 저 좀 도와주세요. 뭘 선택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맥켄지로부터 입사 제의를 받았고 제 친구들은 같이 스타트업을 하자고 합니다. 저 어떻게 할까요?’. 저는 이 질문에 항상 ‘너 이미 결정했잖아. 맥켄지로 가렴^^’이라고 말합니다.”
“창업은 비이성적인 열정(irrational passion)입니다. 직업이 아닙니다. 보통 사람들은 직업을 가지죠. 창업가들은 이성적인 사람들이 아닙니다. 창업은 친구들이 한다고 해서 하는 게 아닙니다. 창업은 당신의 머리에 어떤 바이러스가 심어져 그 바이러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ㅋㅋ). 대부분의 창업은 실패합니다. 성공의 가능성은 정말 희박합니다. 창업은 평범한 직업이 아닙니다.”
창업은 소명이다(영상은 여기)
“스타트업, 창업은 소명(calling)입니다. 만약 당신이 새벽 세시에 당신의 사업에 도움될 어떤 아이디어가 불현듯 떠올라 잠시 일어나 노트에 당신의 아이디어를 정리하지 않거나, 아침에 맨 처음 일어나 샤워하면서 생각하는 게 당신의 사업이 아니거나, 당신의 가족들에게 당신이 당신의 인생을 바쳐 이것을 꼭 해야만 한다고 설득할 정도가 아니라면 절대 창업하지 마세요.”
“창업에 성공할 확률은 극도로 낮습니다. 이것은 열정에 기반해야하며 개인의 커리어나 돈 목적으로 시작하는 게 아닙니다. 이게 제가 초기 스타트업에 합류하고 싶어하는 학생들이나 본인이 직접 창업하길 원하는 사람들에게 하는 말입니다. 이건 직업이 아닙니다.”
“창업자는 다른 어떤 직업보다도 예술가와 닮아있습니다. 우리는 앙트레프레너십(기업가 정신, 창업)을 비즈니스 스쿨, 엔지니어링 스쿨에서 가르치는 과오를 범하지만 사실 앙트레프레너십에 가장 필요한 커리큘럼은 아트 스쿨에서 배울 수 있습니다.”
“예술가들은 본인이 경험하며 성장하며 열정에 기반해 일을 하죠. 창업가들은 빈 도화지만 보고 있다가 어느 날, 반 고흐처럼 ‘별이 빛나는 밤’을 본인이 그리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들이 운이 좋다면요.”
창업자가 자신의 가설을 검증해봐야 하는 이유(영상은 여기)
“창업자가 얼마나 똑똑하던 간에 창업 첫날 그들은 아무것도 없이 믿음만 가지고 있는 기업일 뿐입니다. 종교집단과 다를 게 없죠. 창업자는 자신의 비젼에 배팅하고 있고 다른 사람들은 보지 못하는 것들을 보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역사를 봤을 때 95%의 경우, 창업가는 비젼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니고 환각을 보고 있는 겁니다(95% 경우, 창업 실패). 따라서 당신이 진정한 비젼을 가지고 있는 건지 환각을 보고 있는 건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당신의 비젼, 당신의 가설들을 건물에 나가 직접 확인해봐야 합니다.”
“이렇게 가설 검증을 하면 본인이 아무리 똑똑하다 하더라도 당신의 서비스를 이용할 잠재 고객들의 집단 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에 비해 본인이 똑똑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겁니다. 창업자는 자신의 가설이 틀렸다고 검증되면 그들의 서비스나 제품에 작은 변화(iterate)를 주거나 완전히 바꿔버리는 시도(pivot)를 해야합니다.”
“직원을 해고하고 돈을 탕진하고 사람들이 원하지 않는 제품을 만들기 전에, 창업자는 먼저 그들의 가설을 점검하며 그들의 제품이 사람들이 좋아하는 제품이 될 때까지 제품을 변화시키는 시도를 해야합니다.”
너의 제품 or 서비스가 완전하지 않더라도 나가서 한번 팔아봐라!(영상은 여기)
“저는 학생들에게 그들의 제품 or 서비스가 완전하지 않더라도 나가서 그 제품 or 서비스를 팔아보라고 말합니다. 그럼 학생들은 ‘그걸 누가 사요?’라고 물어보죠.”
“열정적인 초기 유저, 고객이 없다면 당신의 제품 or 서비스는 전혀 나아지지 않습니다. 저는 그래서 밖에 나가 그들의 불완전한 제품을 팔려고 할 때 걱정하는 학생들에게 ‘저의 제품 or 서비스가 잘 작동하지 않으면 환불해주겠다’고 고객들에게 말하라고 합니다.”
“만약 당신의 불완전한 제품을 살 고객이 정말 아무도 없으면 당신의 제품 or 서비스는 전혀 나아질 수 없습니다. 이때는 피봇을 고려해야 합니다.”
린 스타트업이 VC 펀딩에 미치는 영향: 매우 긍정적☺️(영상은 여기)
“린 스타트업을 도입해서 가설을 검증하며 자신의 제품을 계속 개선했던 창업자는 다른 창업자들에 비해 훨씬 더 똑똑해보입니다. 린 스타트업 방식으로 일한 창업자들은 투자자들에게 ‘이게 제 초기 가설이었는데~~ 잠재 고객 20명과 얘기해봤더니 정말 바보같은 아이디어더라구요… 그래서 저희는 제품을 개선해 이런 식으로 바꾸었는데~~ 이번엔 3000명의 사람들이 저희 제품을 사용했습니다… 근데 이 사람들이 유료 전환하는 걸 싫어하고 다 무료로 저희 제품 or 서비스를 쓰길 원해서~~ 또 한번 제품을 피봇했는데 이번엔 5000명 중 90%가 유료 전환에 성공했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죠.”
“이건 그냥 ‘저한테 이러이러한 아이디어가 있어요, 투자해주세요’라고 투자자들에게 말하는 것보다 훨씬 나은 방법입니다. 린 스타트업 방식으로 일한 창업자들이 투자자들에게 자신의 피봇 스토리를 들려주며 자신들이 결국 고객들이 원하는 것을 만들었고 그들의 제품 or 서비스는 이미 수익을 내고 있다는 걸 말하면 아무리 처음엔 관심 없이 자신의 핸드폰만 보던 투자자들이라 할지라도 나중엔 핸드폰 보는 것을 멈추고 당신을 흥미롭게 바라보기 시작할 겁니다.”
“당신이 연쇄 창업가거나 유명하다면 투자받는데는 무리가 없겠죠. 하지만 당신이 처음으로 창업을 하는 거거나 유명하지도 않다면 당신이 이렇게 린 스타트업 방식으로 일하며 당신의 제품을 개선시켰다는 게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기 좋습니다. 그렇게 되면 그들과 더 흥미로운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겠죠(투자 받기 좋다는 말인 듯).”
“린 스타트업으로 일하면 당신이 직접 가설을 실험하고 검증함으로써 투자자들의 돈을 엄청나게 아낄 수 있죠.”
마무리
처음 이 분이 ‘불우한 가정사, 군대 입대, 유학의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창업에 유리하다’, ‘창업가들은 예술가와 비슷하다’라고 말했을 때 나는 이 분의 인사이트가 참 신선하다고 생각했다. 또, 성공 확률이 매우 낮고 불확실성에 머리 뜯으며 생활하는 게 진짜 창업의 현실이라고 말했을 때 많이 공감도 했다.
본인이 현재 창업을 했거나 창업 예정이라면 이 분의 말이 큰 위로,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스티브 블랭크 인사이트를 더 듣고 싶은 사람은 유튜브에서 이 분의 영상을 더 보는 것을 추천한다.
그럼 오늘의 방구석 MBA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