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창업패키지 발표 후기(소셜벤쳐)

이번 주 월요일, 난 서울로 예창패 발표를 하러 떠났다~

난 지방러라 발표가 오후 5시 15분이었는데도 오후 1시에는 집에서 나와야했다. 갈 길이 구만리였으므로……ㅎ

그렇게 집에서 나와서 버스타고~ 기차타고~ 지하철 타고~ 지하철 한번 환승하고~ 좀 더 걸어서야 소셜벤처 발표하는 곳(서울특별시 성동구 성수일로 12길 20)에 발표시간 약 45분 전쯤 도착할 수 있었다.

소셜벤쳐 발표하는 곳은 성동안심상가 안이다. 저 빨간 화살표 방향에 상가 엘리베이터 타는 곳이 있다. 그렇게 엘리베이터 타고 5층으로 가면 소셜벤쳐 발표하는 곳이 나온다.
5층이 소셜벤처 발표자 대기실이고 소셜벤처 발표 접수하는 곳이다.

저 사진 건물 5층에 가면 소셜벤처 담당 선생님이 먼저 ‘대표님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물어보시며 발표평가 접수를 해주신다.

그렇게 나는 내 이름을 알려드리고 발표평가 접수를 마친 뒤(이름 알려드리고 서류에 이름, 싸인하면 접수 끝이다!), 발표자 대기실에서 발표시간 전까지 열씸히 소근소근 발표 연습을 했다.

발표 대기자들이 많아서 크게 발표 연습을 못하고 음소거로 발표 연습했다ㅎㅎ

*나는 그 전날까지도 코딩하느라 새벽 5시에 잤기 때문에 발표 연습은 집에서 나와서 발표하는 곳까지 오면서만 할 수 있었다(KTX 안, 지하철 안에서만 발표 연습함). 근데 뭐 저번에 ppt 제출할 때 이미 발표 흐름 같은 건 다 정리했고 나는 일년 반 동안 이 앱을 개발하며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다른 사람들에게 내 앱에 대해 소개하는 게 익숙했기 때문에 딱히 발표 준비를 할 게 없었다. 말보다는 행동(결과), 보여줄 게 정말 많이 있었으므로.

그렇게 혼자서 속닥속닥 발표 연습하다 발표 시간 5분 전, 선생님은 내 이름을 호명했고 난 그렇게 발표하러 엘리베이터에 올라 4층으로 내려갔다.

그렇게 4층에 도착했더니 다른 소셜벤쳐 선생님이 엘리베이터 앞에서 ‘XX 대표님?’ 내 이름을 부르며 기다리고 계셨다. 나중에 알았는데 이 선생님은 저번에 나와 사전면담했던 선생님이셨다(처음에 나는 이 선생님이 전에 나와 사전면담한 선생님인 줄 몰랐는데 나중에 발표 끝나고 선생님이 ‘서울에서 다시 집까지 가려면 힘드시겠어요 ㅠㅠ’라고 말씀해주셔서 알게됐다. ‘내가 지방러인 것을 기억하시는 걸 보니 이 분은 나와 사전면담했던 선생님이구나!’ 그제서야 알아차렸다.).

선생님은 발표하는 장소 문 앞에 서서 ‘발표시간 3분 남았는데 들어가시겠어요?^^’라고 나에게 물어봤는데 내가 여기서 망설임 없이 ‘네’라고 말했더니 선생님이 ‘오~~ 정말 괜찮으시겠어요?^^’라고 또 물어보시면서 나를 뭔가 자신감 있는(?) 사람으로 추켜세워주시며 장난도 쳐주셔서 이때 선생님과 티키타카하면서 긴장이 좀 풀리는 경험을 했다.

그렇게 선생님과 몇 분 대화하다 발표 시간이 되어 나는 그렇게 발표장 안으로 들어갔다. 선생님과 장난치며 긴장을 푼 덕인지 발표장 안에 들어갈 때는 그냥 발표 잘할 만큼의 적절한 긴장감만이 느껴졌다.




저의 예창패 발표 후기는 이렇습니다

그렇게 들어간 방에는 다섯 분의 심사위원들이 네모난 탁자에 빙~ 둘러 앉아있었고 벽에는 빔 프로젝터가 설치되어있었다.

선생님은 나를 발표자가 있어야할 자리인 연단 앞으로 안내했고 그 연단 위 모니터에는 내 발표자료가 띄워져 있었다(빔 프로젝터에도 내 발표 자료가 띄워져있었다).

선생님은 나에게 발표할 때 필요한 리모콘(슬라이드 넘기기 용)을 건네주시곤 발표 장소 뒷편으로 가셨다.

발표평가 현장

*소셜벤쳐 선생님은 심사위원들 뒷편의 작은 탁자에 앉아계시면서 발표가 원활히 이루어지도록 조정하는 역할을 하시는 거 같았습니다.

발표평가는 30분이지만 발표 자체는 15분 이내로 해야하고 발표평가에서 가장 중요한 질의응답은 15분 넘게 하는 것이 좋다고 들었기 때문에 내 발표는 앞에서 준비했던대로 휘리릭 빨리 끝마쳤다.

“안녕하세요, 저는 지자체 유기동물 보호센터 앱 ‘보오’를 만든 개발자입니다. 먼저 발표에 앞서 발표 순서를 말씀드리겠습니다”로 시작해서

“여기까지가 제가 준비한 발표 내용입니다.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로 끝냈다.

발표하는 동안 심사위원 중 4분은 내 사업계획서를 읽느라 나를 전혀 쳐다보지 않으셨고 한 분만 열심히 내 발표를 들어주셨다… ㅎ

예창패 발표 질문받은 것들

예창패 발표를 그렇게 후다닥 마치고 질의응답 시간이 되어서 심사위원 5분들은 나에게 하나씩 질문을 하셨는데 그 질문들은 이러하더라.

소셜벤쳐라는 게 사람에게 유용해야하는데 이 앱이 동물에게 유용한 건 알겠는데 이게 대체 어떻게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건가?

수익은 어떻게 만들 건가?

혼자 마케팅, 기획, 디자인, 개발을 다할 거냐? 이걸 정말 혼자 다 할 수 있겠나?

시장에 이미 나와있는 앱들이 많이 있는데 이 앱이 그 앱들과 경쟁해서 이길 수 있겠나?

지자체 유기동물 보호센터에서 이 앱을 쓰지 않겠다고 말하면 어쩔 거냐?

심사위원들은 한 분씩 돌아가면서 질문을 해주셨는데 유튜브 영상에서 예창패 발표 중 심사위원과 싸우지 말고(실제로 싸우는 사람이 드물게 있다고 한다) 질문이 오면 공손하게 ‘네, 질문 감사합니다~^^’로 대답을 시작하라고 하는 걸 봤었기 때문에

나도 질문이 왔을 때 ‘네, 질문 감사합니다~’로 내 대답을 시작했다. 그렇게 질문에 아는 힘껏 답하고 심사위원이 뭔가 이해가 되지 않는 표정을 지으면 ‘혹시 제 답변이 선생님 질문에 대한 대답이 되셨을까요?’라고 다시 여쭤봤다(내가 정확히 뭐라고 했는지는 모르겠다. 대충 뭐 저런 식으로 얘기했던 듯.).

*’혹시 제 답변이 선생님 질문에 대한 대답이 되셨을까요?’ 이 질문은 근데 하나마나였다. 질의응답 시간이 15분 정도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나는 한 심사위원과 계속 대화를 하고 있을 수가 없었다. 내 경험으로 비추어봤을 때, 심사위원이 뭔가를 질문했을 때 내가 그에 대한 대답을 잘 못하면 그걸 만회할 다음 기회는 전혀 없었고 나는 그냥 바로 ‘대답 못하는 인간’이 되어버렸다. 질문당 하나만의 기회만을 가졌고 처음 질문했을 때 대답 못하면 그걸로 끝이라고 느껴졌다.

내가 질의응답 중 받은 긍정적 피드백은

“혼자서 기획, 디자인, 마케팅, 개발을 다하다니.. (놀란 얼굴) 올해도 그렇게 혼자 다 할 생각이세요?”

“사업계획서에 꼭 필요한 예산만 적어서 좋네요.”

였고 이 피드백에 내가 ‘사업이 망하는 1순위가 인건비이기 때문에 올해는 저 혼자하려고 합니다.’라고 말했을 때 심사위원 분들 중 두 분 이상은 내 말에 수긍하시며 고개를 끄덕이셨기 때문에 이것도 나름 긍정적인 피드백으로 볼 수 있겠다.

부정적 피드백은

“시장에 나와있는 앱들이 있는데 이 앱이 그 앱들과 경쟁해서 이길 수 있냐”

“지자체 유기동물 보호센터에서 이 앱을 쓰지 않고 현재 나와있는 차선책(인스타그램)을 쓴다고 하면 어쩔거냐?”

였는데 사실 이 부분은 내가 뭐라 답을 하는 게 좋을지 몰라서 ‘할 수 있다, 내 앱은 차별화되어있고 지자체 유기동물 보호센터에 도움이 되며, 지자체 유기동물 보호센터도 실제로 이런 앱을 원하고 있다’와 같은 제너릭한 답변만을 했다.

나는 이 질문이 고등학생에게 ‘니가 정말 서울대/카이스트를 갈 수 있겠어? 니가 그만큼 똑똑해?’와 같은 질문을 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느꼈는데

이 질문에 열심히 하려는 고등학생(=나)는 ‘네, 저는 할 수 있습니다, 저는 똑똑합니다.’와 같은 대답을 내놓을 수 밖에 없는 것처럼 나도 저 질문에 ‘네, 가능합니다, 제 앱은 특별하고 유용하고 대박날 앱입니다.’라고 대답할 수 밖에 없었고 실제로 나는 그렇게 대답했다.

(솔직히 심사위원이 이런 질문은 왜하는지 잘 모르겠다. 본인이 봤을 때 이 사업이 별로 경쟁력 없다고 생각해서 그런걸까 아니면 그냥 열심히 하겠다는 말을 듣고 싶어서 그런 건가?)

아무튼 이런 식으로 발표평가의 질의응답이 진행됐는데 질의응답을 다 마친 후의 내 솔직한 심경은 내가 이 발표평가에 합격했는지 탈락했는지 전혀 감이 안온다는 것이었다.

일단 발표평가 시간이 너무 짧아서 이 30분이라는 시간에 내가 내 사업에 대해 제대로 잘 설명을 못한 거 같았고(30분이 딱 보기엔 긴 것 같지만 발표 15분, 질의응답 15분이기 때문에 5명의 심사위원이 나와 대화할 시간은 사실 15분밖에 없다. 거의 한 명의 심사위원과 3분 동안만 말하는 셈이다. 이 3분은 1.) 궁금한 사항이 있는 심사위원이 나에게 질문을 하면, 2.) 내가 그 질문을 이해하고, 3.) 그 궁금증을 해소시킬 설명을 탄탄하게 해주기엔 너무나 짧은 시간이었다.).

발표평가에서는 긍정적인 반응도 분명 있었지만 부정적인 것 같다 싶은(?) 반응도 분명 있었기 때문에 내가 발표에 합격했는지 탈락했는지는 다음 주까지 기다려봐야 알 수 있겠다.

근데 어차피 나는 예창패 탈락해도 계속 내 앱을 포기하지 않고 끌고 갈 예정이었기 때문에 그냥 이 예창패 발표평가 결과와 무관하게 계속 일은 해야겠다ㅎㅎ.

그래도 발표에 합격하면 조금 일이 쉬워질 수 있으니(마케팅비, 서버비용 획득) 예창패 합격 소식이 기다려진다.

꼭 합격했으면 좋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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