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창업 실패에 대해 이야기 하기 전, 나의 소개를 짧게 하자면 난 플랫폼 창업을 1인 개발로 2년 3개월 동안 진행한 창업자/개발자이다. 앱 4개(ios, android)를 혼자 개발하고 세일즈, 마케팅을 혼자 담당하며 지자체 유기견 보호소와 협업하였고 내가 개발한 플랫폼으로 월 유저 2400명을 달성했다. 예창패도 진행하며 3400만원을 사업 예산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회도 얻을 수 있었다.
솔직히 창업에 실패하고 내 사정이 좋아지기 전에는 극심한 스트레스로 머리를 다 뜯고, 울고, 먹고 살려고 취업 준비하느라 이런 회고의 글을 쓸 만한 상태에 있지 못했다. 앞길이 막막했는데 역시 나는 하늘이 내려주신 운억사인지 몇 달 만에 사정이 많이 좋아져서(만족스러운 곳에 취업하고 운동 시작하고 참 잘지냄) 이런 회고 글을 적을 수 있음에 큰 감사함을 느낀다.
각설하고 내가 생각한 내가 플랫폼 창업에 실패한 이유는 이러하다.
[창업 실패 원인]
- 20대 후반/여성이라는 것(일단 관록이 없고 쌩 초짜였다.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뛰어나지 않았고 외국에서 오래있다 한국에 온 탓에 한국식 의사소통에도 서툴렀던 거 같다. 그리고 지자체 보호소들은 대부분 50대~60대 남성 분께서 소장님으로 계시는데 나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아무리 배양해도 혼자 다니고 혼자 하는 1인 사업이다보니 어쩔 수 없이 내 주장을 펼치거나 갈등을 해결하는데 어려움이 꽤 있었다.)
- 모든 것을 혼자 하려고 했던 점(이번 사업에서 솔직히 모든 걸 혼자 진행한 게 잘못되었다고 보지는 않지만 추후 돈을 많이 버는 사업을 할 경우에는 투자를 받는 것이 좋을 거 같다고 느낀다. 투자를 받으려고 발로 뛰어다니면서 사업의 시장성도 테스트해보고 어떻게든 매출을 초기에 만들어보는 게 전체 시장의 크기를 확인하는데 도움이 될 거 같고 사업이 얼마나 확장될 수 있는지 처음부터 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 아이템이 구림(이게 바로 결정적인 이유다..! 이것이!! 바로 나의 실패 원인이다. 앞으로는 처음부터 돈을 창출해내지 않는 사업은 시작하지 않을 것이다. 바로 돈을 창출해내지 않는 사업은 다양한 의미를 내포한다. 확장성이 너무 떨어지거나, 경쟁자가 너무 많거나, 내가 잘 모르는 분야이거나 등…)
좋은 뜻으로 시작한 사업이었고 사업을 지속하는 이유가 돈 뿐 만은 아니었지만 어느 순간 현실을 마주했고 돈이 없으니 사업을 계속해나갈 수 없었다. 사업을 하면서 내가 원하는 가치 실현/꾸준히 사업을 하려면 돈을 꼭 벌어야한다고 느꼈고 이제는 처음부터 돈을 버는 사업이 아니면 할 생각이 전혀 없어졌다.
내가 창업 실패를 극복한 방법은 이러하다.
[창업 실패를 극복한 방법]
- 웃는 연습하기 (창업을 끝내고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니 얼굴은 죽상에다가 몸은 완전히 망가져있었다. 그래도 만 30살이 되는 나이였어서 몸에 심각한 질병이 생기진 않았지만 이빨은 완전히 망가져서 치과에 가서 충치치료, 신경치료, 치근단 수술을 해야했고, 불규칙한 스케쥴/스트레스/운동을 안해서 기초 체력도 완전 바닥이었다. 건강도 건강인데 내 옆에는 사람이 거의 남아있지 않았고 소수의 내 곁에 남아준 사람들과의 관계를 유지하며 지금까지 꾀죄죄한 나를 봐줘서 고맙다는 말을 함과 동시에 새로운 인간관계를 만들어야했는데 그러기 위해 일단 ‘웃상이 되어야겠다’라고 생각하여 혼자서 웃는 연습을 계속 했다. 매일 매일 웃는 모습을 핸드폰 사진으로 찍었고 처음엔 진~짜 어색했는데 이젠 많이 자연스러워졌다. 거울을 볼 때마다 웃고 틈만 있으면 자주 웃으려고 노력했다. 나중엔 웃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지 않아도 되었고 지금은 이전보다 많이 ‘웃상’이 된 거 같다.
길거리 다니면 사이비 종교들에게 ‘잠깐 시간 되세요?’라고 들을 정도까지 변화시켰다.) - 운동하기 (체력이 바닥이라 살려고 운동했다. 근데 운동하면서 멘탈도 좋아지고 몸은 당연히 좋아져서 큰 도움이 되었다.)
- 취업하기 (돈을 벌어야겠다고 생각해서 이력서를 몇백장 돌린 거 같다. 면접도 많이 가고 많이 떨어졌는데 지금은 원하는 곳에 탁 붙어서 잘 다니고 있다. 이게 사실 내가 창업 실패를 극복한 방법 중 가장 큰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시궁창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서 우울한 창업 실패의 상태를 극복할 수 있었다.)
- 다른 창업자 만나보기 (창업 이후, 개발 스터디를 하면서 이전에 창업을 했던 사람들을 몇명 알게됐고 그들과 친해지고 이야기를 하면서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했고 많은 위로가 되었다. 창업이 망했어도 멋지게 다시 재기하여 잘 사는 모습을 보며 나도 그래야겠다고 느꼈다. 그들 앞에서 울면서 추한 모습도 보였는데 아직까지 만나자고 하면 잘 만나줘서 참 고마운 사람들이다.)
힘들었던 창업이지만 지금 돌아와 생각해보면 창업을 하며 얻은 것들도 참 많다.
[창업을 하며 얻은 것들]
- 정말 가슴 뛰는 행복함을 경험했다 (내가 내 것을 한다는 것/세상에 만들고 싶었던 가치를 실현한다는 것은 정말 가슴 뛰고 멋진 일인 것 같다. 나중에 또 다시 나에게 기회가 온다면 더 준비되어있고 더 잘해서 꼭 성공시키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 지금도 언제든 창업을 할 수 있도록,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을 만들어준다 (내가 했던 분야로 다시 창업을 하라고 한다면 정말 쉽게 다시 창업을 할 수 있을 거 같다. 나는 소프트웨어 창업/앱 창업이었기 때문에 아이디어만 있으면 언제든지 다시 ‘보오’ 앱을 만들었던 것처럼 다른 앱을 만들 수 있다고 봄.).
- 모든 일을 경험해봤고 일이 전혀 어렵지 않다 (세일즈, 마케팅, 앱 개발 등 모든 분야를 경험해봤기 때문에 나는 회사 안 다른 부서들이 무슨 일 때문에 애먹는지 잘 알고 있고, 타 부서에 대한 이해도 높아서 회사 안에서 관용적인 사람이 되었다. 평소에 24/7으로 일했기 때문에 일이 많아도 불평도 안함.)
- 나 자신을 알게 되었다. (내가 어떤 부분에서 특출난지, 어떤 부분을 못하는지 알게됨.)
내 인생에서 정말 큰 챕터를 차지했던 창업이 끝났고 항상 그래왔듯이 나는 계속 내가 생각하는 바를 실현시키며, 성장하며, 내 인생을 변화시키며 살아갈 것이다.
정말 정말 힘들었지만 나를 엄청나게 성장시켜준 고마운 과정이었다.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정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