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주에 철학 앱 하나 만들려고 한다고 포스팅을 하나 올렸는데(링크는 여기) 일단 이 부분은 중단을 하기로 했다. 오늘 이 포스팅에서는 내가 왜 철학 앱 만드는 걸 포기했는지 그 이유에 대해 다뤄보겠다(끈기가 없어서 그만둔 거 아님. 나에게는 나만의 이유가 있었음.. ㅜ).
철학 앱을 만들기로 결심한 건 2022.10.14이니 지금까지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나는 이 앱을 어떻게 잘 만들까 구상하고 계획하고 화면 만들고 그 안에 들어갈 컨텐츠를 제작하며 시간을 보냈다. 꽤나 많은 시간을 철학 앱 만드는데 푹 빠져서 보냈는데 시간이 점점 지나며 나는 어떤 크나큰 한계를 강하게 느꼈다. ‘앱에서 철학만 다루는 건 컨텐츠를 만드는데 분명한 제한이 있구나’라는 한계ㅠ.
물론 철학도 컨텐츠화 시킬 수 있는 것들(철학가들의 사상, 그들의 생애, 명언 등)이 정말 많다고 생각하지만 철학 자체만으로는 정말 가치있고 재미있고 유니크한 컨텐츠를 만들기 어려웠다. 요즘 같은 세상, 분야간 공통점이 많고(interdisciplinary) 다양한(diverse) 세상에 진정으로 가치있고 재미있고 유니크한 컨텐츠를 만들려면 철학 + ‘다른 무엇’이 있어야 하는데 철학과 공통되는 다른 분야들(예: 문학, 경영, 역사 등)은 내가 어떻게 철학과 함께 요리해서 컨텐츠로 선보일지 감이 잘 안 잡혔다.
+ 그리고 나는 철학 앱을 만들면서 ‘철학 앱에서는 철학을 중점적으로 다뤄야 해!!(강박 느낌)’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철학을 중점적으로 공부해야된다는 부분도 나에게 큰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나는 나의 호기심을 따라 자연스럽게 공부하고 싶었고 배우고 싶었다. 내가 공부해야하는 분야가 따로 정해져 있다는 있다는 것은 나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왔고 나에겐 큰 즐거움인 지식 탐구의 자유가 사라진 듯한 느낌을 줬다.
결국 정리하자면 나는 두 가지 이유 때문에 철학 앱 개발을 그만뒀다고 말할 수 있겠다.
- 철학 앱이 대중들에게 먹힐 엄청나게 매력적인 요소를 찾지 못함.
- 나의 호기심을 존중하고 싶은 마음(=철학 말고 다른 분야에 관심이 생긴다면 그 분야도 자연스럽게 알아가고 싶었음).
오해하지 마시라, 내가 철학 앱 개발을 그만뒀다고 해서 철학을 싫어하게 됐다는 건 아니다. 나는 철학 공부하는 것도 좋아하고 아직도 수많은 철학 책들은 나에게 큰 귀감이 된다(계속 철학 공부를 할 예정).
하지만 미국 작가 찰스 부코스키가 이런 말을 했다.
“언젠가 누군가 나에게 물은 적이 있죠. ‘당신은 어떻게 글을 쓰나요?’ 그래서 저는 대답했습니다. ‘저는 어떤 특별한 방법으로 글을 쓰는 게 아닙니다’.
애쓰지 말아야 합니다. 캐딜락, 창조, 불멸 그 어떤 것들을 위해서도요. 그저 기다려야 합니다. 기다리다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으면 더 기다려야 합니다.”
나도 애쓰지 않고 있는 그대로 창조하는 것이 최선이고 최고의 결과를 가져올 거라고 믿는다. 근데 철학 앱은 내가 굳이 애써야 했다. 자연스럽지 못했다.
하고 싶은 앱이 생겼었고 그것이 어느 정도 만들어졌지만 결국 정리하게 돼서 많이 아쉽지만 앱을 만들겠다고 생각하는 건 나의 시간을 엄청나게 많이 거기에 투자하겠다는 말이므로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하지 않은 앱 개발은 빨리 접는 게 시간을 버는 일이라고 생각한다(앱을 제대로 만들려면 네이티브로 앱을 2개나 만들어야하고, 만들고 나서도 유지보수, 고도화하며 시간을 많이 쏟아야 한다. 여기에 컨텐츠 제작까지 내가 해야되면 나는 이것만 하다 늙어버릴 각오를 하고 만들어야ㅠ).
그래서 나는 일단 내 웹사이트를 키우기로 했다. 좋은 아이디어가 생기면 앱 개발에 다시 도전해보겠지만 일단 나는 지금 하고 있는 보오 앱, 내 웹사이트 키우기만 해도 시간이 타이트하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