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개발 힘듦. 진솔한 1인 앱 개발 고충들..ㅠ

지금 1년 넘게 1인 앱 개발을 하고 있는 앱 개발자이다.

오늘은 내가 1인 개발을 하면서 힘들었던 것들을 좀 정리해보려고 한다.

이런 푸념 글 뭐하러 쓰나 싶긴 한데 그래도 인생은 과정이니까 그냥 ‘이런 걸 겪었다’하는 느낌으로 적어보겠다 ㅋㅋ.

처음부터 굉장히 다크하고 우울하다. 다크하고 우울한 글 보고 싶지 않은 사람은 그냥 쓰루하시길..ㅎ

1인 개발 그 치명적 단점들

  1. 모든 것을 혼자 해야 한다. 이 말은 진짜 실질적으로 일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말 많은 일을 혼자 해야되고 자신의 역량이 부족하다면 계속 배우면서 그 부분을 채워나가야한다. 진짜 기막힌 앱 아이디어가 있어서 금방 빵 뜨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계속 자신을 믿고 삽질을 해야한다. 인간이 되려고 쑥만 먹으며 버틴 곰의 이야기가 나의 이야기 같다. 그냥 내가 쑥만 먹다가 지쳐서 포기하고 뛰쳐나간 호랑이가 되지 않길 바랄 뿐이다(작은 소망이에요..).
  2. 혼자 일을 하다보니 너무 너무 외롭다. 진짜 내가 겪는 일들, 내가 겪는 감정들을 해소할 곳이 없다. 1인 개발 시 돈도 없기 때문에 ㅋㅋㅋㅋㅋ 취미 활동을 하기도 어렵다. 그냥 모든 것을 버티고 버티고 버티며 근근히 살아야한다. 사람이 굉장히 다크해지고 우울해지고 돈도 없으니까 친구 만나기도 어렵다. 멘탈 관리를 엄청 적극적으로 해야한다. 아니면 우울증, 불안 장애 등 다른 많은 정신적 질병에 취약하다. 다른 누군가와 함께 일하면 복작 복작거리면서 뭔가 인간미 있는 일들도 있을텐데 나의 삶은 냉랭함 그 자체이다. 아무도 없고 그냥 Me Myself and I 밖에 없다 ㅋㅋㅋㅋ.
  3. 몸이 망가지기 쉽다. 일의 양을 조절 못하거나 멘탈 관리 못해서 가벼운 우울증만 앓아도 몸이 상한다. 1인 개발은 지금 자신의 안 좋은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최선을 다하기 때문에 일을 겁나 많이 한다. 그냥 워라밸 없고 계속 일만 하게 된다 빨리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 대박치고 싶으니까. 근데 그러다보면 일을 너무 많이 하게 되고 운동도 안하고 그냥 일만 하게된다. 사람이 운동도 하고 바람도 쐬고 밥도 먹고 웃고 해야지 건강하게 사는데 그냥 골방에 틀어박혀서 코딩만 하니 돌아버릴 거 같고 몸도 썩는다. + 멘탈관리 못해서 가벼운 우울증만 앓아도 몸이 망가지기 쉽다. 이미 고립된 상태이기 때문에 나에게 신경써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냥 우울증 직격으로 맞고 모든 삶의 의지를 상실하기 쉽다(쓰다보니 진짜 다크하다 ㅋㅋㅜㅜ근데 진짜 이래요ㅜㅜ).
  4. 성격을 버린다. 뭐 이건 사람마다 갈리겠지만 자기 관리에 엄청 관심이 있지 않는 한, 1인 개발 환경이 사람이 인격적으로 온화해지는 환경은 아니다. 계속 막중한 일이 있고 또 자신이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성공이 불확실한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는 환경이다. 그래서 사람이 굉장히 조급해지고 또 여유가 없어지기 쉽다. 계속 자기 자신을 돌보며 좋은 말을 일부러 해줘야 한다. 아니면 진짜 돌아버린다(나도 살려고 데일카네기 ‘자기관리론’ 읽고 다양한 동기부여 영상 본다).
  5. 작업 속도가 느리다. 자기가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사실 사업이라는 게 제대로 된 product market fit을 찾을 때까지 피봇을 하고 또 하고 해야되는데 그 과정에서 일할 게 산더미로 생긴다. 근데 그 일들을 혼자 하려니 시간이 엄청 많이 걸린다. 아무리 자기가 열심히 일해도 분명 5명이 일하는 속도와 1명이 일하는 속도에는 큰 차이가 있다(당연히 5명이 일하는 속도가 훨 빠르죠). 근데 스타트업은 속도가 생명이다. 빨리 내 서비스를 시장에 내놔야되는데 혼자 일해서 그 스피드를 못 맞추면 그냥 도태되기 십상이다. 작업 속도를 높이려면 쉬지 않고 일해야되는데 그러면 또 3번의 몸이 망가지기 쉬우니 정말 진퇴양난이다ㅋㅋㅋㅜㅜ. 그냥 최선을 다하고 단순하게 생각하며 계속 전진해야한다.
  6. 나 자신에게 다양한 부분을 제공하지 못하게 된다. 나 같은 경우 지금 1.) 인간관계, 2.) 재정적 여유, 3.) 정서적 안정감을 포기했다. 나도 나의 꽃다운 이십대 후반을 이렇게 보내고 싶진 않다. 진짜다. 하지만 저렇게 1,2,3을 다 누리면서 내 일을 하긴 어렵더라. 그냥 포기하고 인내하고 나중에 큰 보상을 바라면서 일하고 있다. 근데 아무튼 저 1,2,3이 없으니 사람이 정말 찌들고 힘들고 우울하다. 나 같아도 나 같은 사람과 지금 친구하고 싶진 않다. 그리고 가끔씩 ‘내가 이러고 있어도 되나..’ 현타 쎄게 온다.
  7. 내 주변에 나와 같은 사람이 없다. 분명 1인 개발하는 사람 있긴 있겠지만 대부분 고립되어있기 때문에 만나기 어렵고 자신이 자신의 주변 사람들과 점점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말이 안 통해진다. 다른 사람들은 이렇다 할 성과도 없이 내가 왜 이러고 있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여기에는 가족과 오랜 친구들이 포함된다. 그냥 ‘고집 센 놈’ 생각하며 응원(가끔은 비난ㅎ)은 해주지만 진짜 속 얘기를 하며 나의 비젼을 공유하고 그 비젼에 excited할 사람이 없다. 다시 한번 Me Myself and I 다. 나 그리고 나 자신밖에 없다 ㅋㅋㅋ.

쓰다보니까 내가 이 짓을 왜하고 있나 싶긴 한데 분명히 장점도 있다. 장점은 나중에 써보겠다. 요즘은 이런 단점들이 더 크게 다가오는 시기여서 장점을 잘 풀어서 긍정적으로 쓰기 어려울 거 같다ㅠㅠ.

힘든 점 진짜 많다. 근데 내가 선택한 일이기에 어디가서 하소연도 제대로 못한다. 나도 내년까지만 하고 상황이 어려우면 접을 생각이다. 그래도 내년까지는 열심히 해볼란다. 나는 그래도 아직은 젊으니까. 도전해 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분명히 메리트는 있다. 그건 사실이다ㅎ.

*혹시 ‘에이.. 저렇게 다크하다고? 난 안 그런데?’라고 생각하는 1인 개발자 분이 있다면 1년 넘게 해보시고 다시 이 글을 읽어주세요. 저도 처음엔 안 그랬어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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