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주인가 Y Combinator 유튜브 채널에서 ‘Should You Start a Startup?(당신은 창업을 해야할까?)’ 동영상이 새롭게 떠서 봤는데 내용이 너무 좋아서 블로그에 요약해보려고 한다.
창업에 가장 잘 맞는 유형
마크 저커버그나 스티브잡스 같아야 성공한다?
사람들은 영화에서 본 대로 ‘창업자는 이래야 한다’며 고정관념을 가집니다. 소셜 네트워크 영화의 마크 저커버그처럼 무자비한 코딩 천재가 아니거나 스티브 잡스처럼 카리스마 있는 끝내주는 제품을 만드는 사람이 아니면 창업에 성공할 수 없다고 생각하죠. 저도 마크 저커버그처럼 훌륭한 코딩 천재거나 스티브 잡스처럼 끝내주는 제품을 만드는 사람이라면 창업에 성공하기 쉽다고 생각은 합니다. 하지만 저는 Y Combinator(엑셀러레이터)에서 일하면서 이 외의 유형들 말고도 다양한 장점을 가진 많은 사람들이 창업에 성공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Y Combinator에서 저의 역할은 ‘어떤 사람이 훌륭한 창업자가 될지 알아보는 것’입니다. 저는 스타트업에 투자한지 15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가끔 ‘응?? 그렇게 안봤는데 저런 사람이 대박쳤다고?!!’하며 놀라워합니다.
그 말인즉슨 당신도 당신 스스로가 창업에 잘 맞는 유형인지 잘 모를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겁니다. 당신은 그냥 학교에서의 성과, 회사에서의 성과를 보며 자신이 창업에 적합한가 아닌가 생각하겠죠. 저도 이 일을 처음에 할 때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생각이 바뀌었죠. 스타트업이 성공하려면 창업자는 그들의 피,땀,눈물을 쏟아부어 단 한 명의 사용자라도 자신의 제품 또는 서비스를 사용하도록 설득해야 합니다. 첫 10명, 100명의 사용자들을 설득하는 것 등, 정말 많은 거절에도 개의치 않아야하죠. 당신이 창업을 하면 이 모든 거절이 당신을 향해있기 때문에 그 거절의 경험들이 굉장히 개인적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대기업에서 일하는 것과 매우 다르죠.
포기하지 않는 능력이 가장 중요한 창업자가 가져야 할 덕목이다!
이 첫번째 단계를 잘 헤쳐나가려면 당신은 굉장히 resilient(힘든 일에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나아가는 것) 해야 합니다. 저는 이 능력이 창업을 성공하는데 가장 필요한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힘든 일에도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은 창업에 알맞은 사람들입니다. 이런 사람들이 창업을 해야하죠.
그렇다면 자신이 resilient한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제가 처음 YC를 시작했을 때는 자신감 있어보이고 에너지 레벨이 높아보이는 사람이면 그 사람은 resilient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점점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됐죠. 우리가 처음 봤을 때 자신감이 넘쳐보이는 사람이어도 그들의 스타트업이 힘든 상황을 지나고 있을 때 꼭 resilient하진 않더군요. 저는 처음 보기에 자신감이 없어보이고 소심해보였던 창업자들이 나중에 힘든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resilient한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이 중 다수는 그들의 스타트업을 상장시켰죠.
소심했던 창업자들이 성공한 예
Benchling은 생명공학 기업들이나 제약회사에 그들이 만든 소프트웨어를 파는 기업입니다. 지금은 7조 가치의 회사가 되었죠. 하지만 저는 Benchling의 창업자들을 처음 봤을 때 ‘얘네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너무 소심하고 자신감이 없어보이는데…🙄’라고 생각했습니다. 다른 투자자들도 저와 같이 생각했고 이 회사의 영업을 우려해 초기 YC 시드 투자를 받는데 큰 어려움이 있었죠. 실제로 이 회사는 영업을 잘하지 못했습니다. YC를 졸업하고도 1년 동안 benchling은 어떤 매출도 올리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몇 몇 열정적인 대학원생들은 그들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했고 그들의 서비스는 발전하고 있었죠. 그렇게 1년이 더 흐른 시점에서야 Benchling은 영업을 제대로 할 수 있었고 매출을 서서히 올릴 수 있었습니다. 이때는 YC를 졸업하고 2년이 지난 시점이었죠. 지금 Benchling은 세계적 생명공학 기업들과 제약회사와 손을 잡고 일하고 있습니다.
저는 항상 Benchling의 창업자들이 좋은 엔지니어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2012년에 그들에게 투자할 때 그들이 그렇게 많은 거절을 극복하고 어려움을 극복하고 그들 자신을 한 회사의 리더로 변화시켜 회사를 성공시킬 거라고 예측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다른 재능있어보이는 사람들에게도 투자를 했지만 Benchling만큼 resilient하지 못해서 포기하는 창업자들을 많이 목격했죠.
당신이 웬만해선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창업을 어떻게 준비해야될까?
창업을 하면 겪을 최악의 상황을 미리 생각해봐라. 그리고 그게 감당 가능하면 시작해라.
창업을 한지 일년 정도가 지나야지 당신이 시작한 사업이 미래에 성공할지 실패할지 어렴풋이 알 수 있습니다. 만약 당신의 창업이 일년 후 실패해서 당신이 일년치 돈을 거의 또는 아예 못 벌어도 괜찮은가요? 당신이 대학 졸업 예정자라면 졸업 후 1년 정도 스타트업을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스타트업이 실패해도 당신이 구직활동을 하는데는 큰 문제가 아닐테니. 하지만 당신이 FAANG 기업에서 9년 동안 일했고 이번 해에 승진 예정이라면 당신이 1년 정도 스타트업을 하는 것은 큰 리스크일 것입니다.
스스로 당신의 창업이 망하면 어떻게 될지 물어보세요. 그리고 그게 감당 가능하다면 창업을 시작하세요. 스스로에게 정직해야 합니다. 당신이 최악의 상황을 감당할 수 없다면 당신의 계속된 불안감이 당신의 스타트업을 망하게 할 겁니다.
그래도 창업을 하면 배우는 것이 많을 겁니다
사람들은 사실 창업을 하면서 이 경험이 인생 살면서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 일인지 잘 모릅니다. 당신이 창업자라면 모든 것이 작동하도록 당신이 만들어야 합니다. 당연히 그래서 당신은 많은 일들을 해야겠죠. 당신은 영업부터 개발, 고객 대응까지 모두 다 해야할 겁니다. 당신이 창업을 한다면 이 많은 분야를 다 경험해보기 때문에 창업이 실패하더라도 당신이 어떤 분야를 좋아하는지 알게 될 것이고 그래서 그것이 당신의 평생 커리어를 결정하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창업을 하는 것은 당신의 커리어에 큰 도움이 됩니다. 많은 기업들은 창업을 해본 사람들을 ‘self starter(혼자 동기부여하고 혼자 알아서 일을 시작하고 마무리하는 사람)’로 여기며 그들을 높이 사는 경향이 있습니다.
창업을 하려고 생각한다면 코딩을 배우거나 코딩을 할 줄 아는 공동 창업자를 찾아라
당신이 똑똑한 사람들과 이야기하며 당신의 사업 아이디어들을 생각할 때 그 아이디어들을 사이드 프로젝트로 만들어 직접 그 아이디어를 구현해보세요. 당신이 사람들과 사업 구상을 하다보면 ‘아.. 누군가가 이런 제품 또는 서비스를 만들어줬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하게 될 겁니다. 그때 ‘그 제품 또는 서비스를 내가 만들면 어떨까’하고 생각해보세요. 그 서비스의 가장 심플한 버젼을 주말에 만들 수 있나요? 그 서비스를 사용할 사람들이 있나요?
당신이 어떤 구체적인 계획이 생길 때까지 계속 생각해보세요. 그 계획이 아무리 작더라도요. 지금 당신은 다음 유니콘 기업을 만들려고 하는 게 아닙니다. 그냥 당신의 아이디어들을 현실에 구현하는데 익숙해지는 것 뿐입니다. 당신이 어떤 제품 또는 서비스를 만들려면 그걸 만들기 위한 기술이 필요하겠죠. 당신이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싶다면 당신은 코딩을 할 줄 아는 공동 창업자를 찾거나 스스로 코딩을 공부해서 만들어야 합니다. 만약 당신이 코딩을 할 줄 모른다면 저의 조언은 ‘코딩을 배워라’ 입니다. 당신은 당신의 초기 소프트웨어 버전을 만들 수 있을 정도만 코딩을 배우면 됩니다.
당신의 사이드 프로젝트가 진짜 창업이 될 수 있을지 알아보는 방법
YC의 Paul Buchheit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냥 그래하는 제품을 만드는 것보다 소수의 사람들이 열광하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낫다.” 만약 당신의 사이드 프로젝트가 소수의 열광적인 유저 또는 고객을 만든다면 당신은 ‘진짜’를 만들고 있는 것일 겁니다.
마지막 조언/요약
- 창업의 동기에 대해 너무 걱정하지마라. 그냥 궁금해서 창업해도 괜찮다.
- 창업을 한다면 최악의 상황에 대해 생각해보고 그걸 감당할 수 있으면 창업해라.
- 똑똑한 사람들과 당신의 아이디어들을 구상해봐라.
- 그 아이디어들을 현실에 내놔봐라.
- 당신이 2번을 통과하고 3,4번을 즐긴다면 당신의 직업을 관두고 창업을 한번 해봐라.
YC 영상들은 진짜 너무 좋은 거 같다. 그냥 나에게 많은 Insight를 준다. 영감도 되고.. 그럼 다음에 또 글 써보겠다. 안녕~ (영상은 여기서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