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드는 게 역설적으로 자존감을 만들어주는 거 같음,, 웃기다ㅋ(자존감 높이는 방법)

저번에 요 글에서 짧게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자존감을 얻고 싶지 않고 내가 나로써 자존감을 얻고 싶다, 어떤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자존감을 키우고 싶다’고 말했는데 요즘 내가 이 부분에 대해서 조금의 성과, 발전이 있어서 글을 적어본다.

일단 내가 생각한 건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고 내가 나의 고유한 존재로써 당당하게 살아가려면 내 코어 믿음을 제대로 세우고 그대로 실천해야한다’다. 이 부분은 당연한 거 같음. 생각만 하지 않고 행동으로 옮겨야 그게 진짜 내 삶이 되니까.

근데 저 코어 믿음을 대체 뭘로 가져야 하나, 이걸 정하는 게 어렵다고 느꼈다. 근데 요즘 이 부분에 대해 ‘음.. 내가 지금까지 살아있고 29살만큼의 경험을 가졌다는 것만으로 나는 자신감있게 이 세상에 살 수 있지 않나?🤔’라고 생각하게 돼서 이 글을 쓰기로 했다.

29년을 살았으면 29년 만큼의 경험치가 쌓였다

나는 현재 29살, 지구라는 행성에 태어나 29년을 살았다. 그동안 좋았던 일도 있고 슬펐던 일도 있다.

처음 태어나 뒤집기하고 분유 먹고 유치원 가고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마치고 수능을 치고 대학교를 가고 대학원을 가고 일을 시작하고 지금 이 블로그 글을 쓰기까지 나는 분명 많은 경험을 했다.

즐거웠던 경험

  1. 대학교에서 나는 수학을 엄청 잘했는데, 수학 시간에 다른 학우들보다 엄청 빨리 수학문제를 풀고 놀고 있던 나를 보고 교수님이 옆에 오셔서 나보고 칠판에 수학 문제 푼 거를 적어보라고 했다. 근데 선생님이 ‘부담스러우면 안해도 돼, 걱정하지마^^’라고 말씀해주셨는데 지금 한 8년이 지난 후에도 이 선생님의 따뜻한 배려, 말투가 기억이 난다. 그냥 나는 이 선생님을 좋아했나 봄ㅋㅋ. 수학 문제를 남들보다 빨리 풀어서 자주 이렇게 칠판에 나가 수학 문제를 풀곤 했다.
  2. 대학교에서 친구들이랑 수업 시간에 농담 따먹기하고 있었는데 교수님이 ‘뭐가 그렇게 재밌어? 나도 좀 알자~ㅎㅎ’ 이러셨던 거. 교수님이랑 학생들이랑 하도 격 없이 지내서 교수님한테 진짜 우리가 뭔 얘기하고 있었는지 알려줌ㅋㅋ. 정확히 무슨 말씀을 하셨는진 기억이 안나지만 대충 ‘오 그래? 그거 참 흥미롭다😊’ 이런 식으로 말씀하신 듯. 내가 좋아한 교수님이라 이것도 기억난다.
  3. 프랑스 대학교 다니다가 호주로 교환학생 갔는데 여기서 내가 학우들 사이에 인기가 많았던 기억. 교환학생이어서 학점 관리도 안해도 되고 해서 마음 편히 학교 다니면서 친구들 많이 사귀어서 재미있었다ㅎㅎ.
  4. 대학교, 대학원 때 연애했던 기억. 재미있었다.
  5. 내가 호주에 있을 때 아빠랑 언니가 놀러와서 와인 투어 갔던 거. 너무 즐거웠다. 아빠랑 언니가 음주를 즐겨서 덩달아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정말 행복했다.

힘들었던 경험

  1. 10대 후반 방황할 때, 엄마랑 정말 많이 싸움. 나는 항상 엄마한테 ‘왜 그렇게 생각해?’라고 물어봤고 엄마랑 매일 전화로 싸운 듯. 지금은 나의 둘도 없는 소중한 친구이지만 나는 그때 엄마를 이해하지 못했고 엄마도 나를 이해하지 못했다.
  2. 대학교, 대학원 가서도 엄마랑 많이 싸움ㅋㅋ. 힘들었다.
  3. 연애할 때 차인 적이 있었는데 그때 마음에 내상을 입어서 회복하는데 힘들었다ㅜ.

소중한 경험

  1. 프랑스 유학 준비 내가 혼자 다 한거. 무서웠고 잘 몰랐지만 어찌어찌 다 했다.
  2. 살면서 엄마랑 많이 싸웠는데 엄마는 끝까지 날 포기하지 않아주고 항상 나에게 다가와 준 것.
  3. 유학생활 중 힘들 때 할머니 할아버지한테 전화하면 항상 ‘첫째로 몸 건강하고 밥 잘 먹어야 한다 알았지?’라고 말해주신 거. 항상 너무 고마웠다. 눈물이 난다 쓰는 지금도ㅠ.
  4. 대학원 시험 기간에 항상 늦게까지 학교에 남아 공부했는데 나랑 친한 두 명의 친구들이 너무 똑똑해서 같이 공부할 때마다 지적 자극 제대로 됐다. 지금도 너무 고마운 경험이다. 나의 영감(inspiration)인 사람들.
  5. 대학교 때 친구들이랑 같이 까페에서 카드놀이 했던 거. 재미있었다. 그냥 기억이 난다 그 순간이. 날씨도 참 좋았었는데..

잊고 싶은 경험

  1. 프랑스 지하철에서 어떤 미친 사람에게 성추행당함(어떤 미친 넘이 지 ㄱㅅㄱ 내 어깨에 비볐다. 나는 앉아있었고 상대방은 서 있었음. 지금도 이때 생각하면 욕 나온다(근데 나는 내 어깨는 치는 게 ㄱㅅㄱ인지 모르고 그냥 지하철이 흔들려서 누군가 내 어깨를 계속 치는 줄 알았다 나중에 알고 얼른 지하철에서 내렸다.))
  2. 프랑스 길거리에서의 지겨운 캣콜링
  3. 말 못하는 후회되는 것들

적어놓고 보니 나는 참 많은 경험을 했다. 물론 내 인생 전체를 다 적으려면 이 글 하나로 모자라지만 나는 분명 다양한 경험을 하며 느끼고 배우고 실수하며 성장했다. 때로는 내가 너무 한심해서 정말 살고 싶지 않았던 적도 있었지만 또 나 자신이 너무 기특해 몇 날 며칠을 지금 인생에 감사해하며 소중하게 하루하루를 음미했던 적도 있었다.

그냥 그런 거 같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고 내 인생을 잘 살려면 내 과거, 내 현재, 내 미래를 함께 봐야 하는 거 같다. 그리고 그건 ‘나는 XX년 만큼 지구에 살았으니까 나는 많은 경험을 했고 이렇게 많은 경험을 했으니까 미래에도 나는 잘 살 수 있어”로 귀결되는 거 같다.

흔들리지 않는 자존감을 세우려면 변하지 않는 가치에 자존감이 뿌리를 둬야하는데 나는 그게 살아있는 것이라고 최근에 생각했다. 그래서 나의 자존감을 ‘나는 살아있다, 나는 성장한다, 나는 나아간다’에 둬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여기에 이젠 ‘나는 이미 29년을 살면서 많은 경험을 했어”도 추가해야겠다. 진짜 조금씩 나만의 흔들리지 않는 자존감을 세우고 있는 거 같다. 내 자신이 너무 자랑스럽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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