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어졌던 오래된 친구들에게 연락한 날 (소중한 날이어서 블로그에 기록하고 싶다)

대학원 졸업한지는 어엿 3년 가까이 되었지만 내 마음 속엔 정말 소중히 간직하고 있는 친구들이 있다.

다 내가 호주 대학원 다닐 때 사귀었던 친구들인데 이 친구들에게는 예전부터 계속 연락을 하고 싶었다.

근데 일이 너무 바빠서, 사는 게 너무 힘들어서 연락을 하지 못했다ㅠ

근데 오늘 어떤 계기가 생겨서 멀어졌던 오래된 친구들에게 연락을 했는데

(페북 메신저로 했다. 비번 잊어버려서 이메일로 임시 비번 받고 난리도 아니었음)

정말 다들 너무 고맙게도 내 연락에 답장을 해주었다 ㅠㅠ

나는 2년 만에 친구들에게 연락한 거여서 애들이 내 연락을 무시해도 ‘다 내 탓이오’ 하려고 했는데 다들 내 연락을 무시하지 않고 답장을 해줘서 정말 너무 너무 너무!!!!!!!! 고맙고 기뻤다

어떤 친구와는 근황을 얘기하기도 하고 어떤 친구와는 만나기로 약속을 잡기도 하고 어떤 친구와는 별 말 없이 나중에 얘기하자는 말을 듣기도 했지만(내가 오랫동안 연락을 안한 게 정말 많이 서운했나보다ㅠ) 그래도 다들 내 연락을 씹지 않고 답장을 해준 게 너무 고마웠다.

친구들의 입장에서는 내가 2년 동안 연락 두절되어 많이 속상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충분히 이해가되고 미안한 마음이 크다..

근데 변명을 하자면 나는 창업을 하느라 정말 너무 힘들었다.

우는 날도 많았고 힘겨워서 그 누구랑도 말하고 싶지 않은 날도 무수히 많았다

내 인생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모르겠고 하는 일이 점점 안돼서 그 상황에서 포기하지 않고 버티는 것만으로도 너무 벅차다고 느껴지는 날들이 많았다.

그러다보니 나는 누구에게도 하소연하지 않고 내가 겪는 감정적, 금전적인 힘겨움을 오롯이 혼자 감당하는 선택을 했는데 그 선택은 나를 완전히 고립시켰다.

지금 생각해보면 친구들에게 미안해서 ‘내가 이렇게 나를 고립시키는 선택을 한 게 과연 잘한 선택이었나?’ 싶은 마음이 들지만

또 다르게 생각해보면 친구들에게 연락 못한 2년이 나에게는 너무나 심각한 암흑기였기 때문에 그들에게 나의 부정적인 에너지를 퍼뜨리지 않은 게 더 나은 선택이었던 거 같기도 하고..

정말 잘 모르겠다..

이렇게 인생도 어렵고 친구관계도 어렵지만 확실한 건 내 알량한 자존심보단 내가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과의 우정이 더 중요하고

상황이 안 좋아서 잠수탔던 나를 이해하고 다시 나를 친구로 맞아주는 친구라면 나는 그 친구에게 정말 고마운 마음을 가져야한다는 거다

이렇게 오늘은 내 오랜 친구들에게 연락을 해보며 기분이 좋으며 미안하며 속상하며 뿌듯함을 느꼈다

어지러운 날이었지만 그래도 더 늦기 전에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나는 니가 정말 많이 보고 싶었어ㅠ 연락 못해서 너무 너무 미안해ㅠㅠ’라고 말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이성 친구도 있어서 저 위의 말을 그대로 전하진 못했다. 그래도 내가 한 말들에 위의 마음이 담겨있기를 바래본다.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