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진짜 창업자들 이야기-마틴 에버하드, 마크 타페닝

테슬라의 진짜 창업자들은 따로 있다. 극초기 테슬라 창업이야기.

테슬라 찐 창업자 마틴 에버하드(왼), 마크 타페닝(오). CNBC에서 ‘테슬라 진짜 창업자들’이라는 주제로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인터뷰 내내 이들은 ‘내가 테슬라 창업했다. 왜 머스크는 자기가 창업했다고 말하고 다니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하며 본인들의 억울함을 토로했다 (보는 내가 속상해졌다🥲).

우리는 ‘테슬라’ 하면 일론 머스크를 떠올리지만 사실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의 극초기 투자자(시리즈 A)로 테슬라에 합류한 거고, 테슬라의 진짜 창업자는 마틴 에버하드(Martin Eberhard)와 마크 타페닝(Mark Tarpenning)이다.

마틴 에버하드와 마크 타페닝은 1980년도에 만나 Magic The Gathering이라는 게임을 하면서 친해져 1997년엔 누보미디어(NuvoMedia)라는 전자책 만드는 회사를 함께 세웠다. 그때는 전자책 만드는 회사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누보미디어는 최초의 전자책 만드는 회사가 된다. 누보미디어는 2000년에(3년만에) 2만여개의 전자책을 팔며 Gemstar/TV Guide라는 회사에 2천 3백억에 매각된다.

에버하드와 타페닝이 만든 E-Book, Rocket ebook라는 이름으로 판매되었다고 한다.

그들은 그들의 전자책 사업의 성공적인 매각 이후, 좀 쉬고 있었는데 그 해 마틴 에버하드는 이혼하고 스스로에게 위로의 선물로 스포츠카를 사주고 싶어했다(본인 말로는 ‘나도 다른 마초 미국 남자들처럼 이혼해서 스포츠카 사고 싶었다고 말했다ㅋㅋㅋㅋ 재밌는 분이시네). 근데 에버하드는 1갤런의 석유로 18마일밖에 못가는 시중에 나와있던 다른 스포츠카들에 만족하지 못했고, 중동이 석유 때문에 계속 피터지며 경쟁하는 것과 석유 사용으로 지구 온난화가 점점 심해지는 것을 보며 전기차에 조금씩 관심을 가지게 된다.

신기하게도 에버하드가 전기차에 관심을 가지던 그때, 탄소 배출량 제로를 찍은 전기차들은 판매를 점점 종료하고 있었고 그로 인해 에버허드는 본인이 사고 싶던 탄소 배출량 제로의 전기차를 살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전기차 생산 회사들이 그들의 생산을 종료하고 있었다).

그래서 에버하드는 본인이 타고 싶은, 환경 친화적이고 석유를 사용하지 않는 차를 만들기 위해 이리저리 여러 방면으로 알아봤는데 바이오 연료, 전기차, 연료 전지 등 이미 존재하는 많은 옵션 중 전기차가 가장 실용적이고 최고의 옵션이라고 느껴서 그는 전기 스포츠카 만드는 사업, 테슬라를 타페닝과 함께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전기차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던 두 창업자들

하지만 에버하드와 타페닝은 차를 만드는 것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었고 어디서 시작해야될지 막막했다. 그래서 그들은 인터넷에 전기차 만드는 회사들을 찾아보는데 그 결과, AC Propulsion이라는 캘리포니아 서부에 위치한 회사가 핸드메이드/조잡한 전기차 3종을 개발했다고 알게되었다. 그래서 그들은 재빠르게 AC Propulsion에 연락을 취해보고 그들과 만남을 갖는다. 하지만 이때 AC Propulsion은 사업이 망해 폐업할 위기에 있었다고 한다.

AC Propulsion의 주요 매출은 다른 메이저 기업들의 전기차 시연을 도와주며 올리고 있었는데 당시 탄소 배출에 대한 법령이 약화되면서 다른 메이저 기업들이 전기차 사업에 관심을 점차 잃어가고 있었다. 그로 인해 AC Propulsion은 상당수의 일거리를 잃었고 전전긍긍하고 있는 상태였다. 이런 상황을 알게 된 에버하드는 AC Propulsion에 투자하며 그들보고 자신에게 전기차 한 대를 만들어달라고 부탁한다. 그의 부탁을 흔쾌히 수락한 AC Propulsion은 납 축전지(Lead-Acid)로 만든 전기차 tzero를 만들어 에버하드에게 보내준다.

AC Propulsion이 만들어준 납 축전지 전기 스포츠카 tzero

하지만 납 축전지로 만든 전기 스포츠카는 짧은 시승을 위해서만 적합했고 그 스포츠카에 사용된 배터리는 너무 위험했다. 그래서 에버하드와 타페닝은 리튬 이온 배터리(Lithium Ion Battery)로 전기 스포츠카를 만들면 어떻겠냐고 AC Propulsion에게 넌지시 물어봤고 AC Propulsion은 그 옵션도 본인들도 고려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에버하드는 AC Propulsion에게 돈을 주며 전기 스포츠카를 리튬 이온 배터리를 이용해 만들어달라고 부탁했고 AC Propulsion은 리튬 이온 배터리를 이용해 전기 스포츠카를 만들어준다. 에버하드는 이로 인해 리튬 이온 배터리를 사용한 전기차 스포츠카의 가능성에 대해 알게 되었고 이 가능성을 믿고 타페닝과 함께 본격적으로 전기차 사업에 뛰어들기로 한다. AC Propulsion은 전기 스포츠카보다 전기 소형차를 개발하는데 더 관심을 두고 있어서 굴지의 대기업이 될 기회를 차버렸다(머스크와 AC Propulsion는 장기간 투자관련 만남을 가졌는데 도저히 서로 합의점을 찾지 못해서 AC Propulsion은 에버하드와 타페닝에게 머스크와 투자 협의를 할 수 있도록 바톤을 넘겨준다).

에버하드와 타페닝은 차 생산 회사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회사 혼자 다 만들진 않는다는 것을 알고, 영국 회사 Lotus와 협업을 제안한다. 2002년, 에버하드와 타페닝은 미국 로스앤젤레스 자동차 쇼(Auto show)에 Lotus 회사 사람들을 만나러 가 강제로 그들에게 본인들의 프레젠테이션을 듣게 하고 함께 일하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이에 마음이 조금 움직인 Lotus는 당신들이 정말 진지하다면 영국 헤셀(Hethel)이라는 도시로 오라고 거기서 더 얘기하자고 말해 에버하드와 타페닝은 직접 영국에 Lotus를 만나러 떠난다(역시 이정도 의지는 있어야 뭐든 되는군요).

영국에 도착한 에버하드와 타페닝은 Lotus와의 미팅 이후, Lotus에게 ‘만약 이 둘이 제대로 투자를 받고 그들이 말하는 것들을 지킨다면 어쩌면 같이 일해볼 수도 있다’는 편지를 얻어낸다(단정적인 편지는 아니었다고 한다). 이 편지와 함께 AC Propulsion의 도움으로 리튬 이온 배터리 전기 스포츠카의 가능성도 알게된 에버하드와 타페닝은 2003년 7월 1일 테슬라 모터를 정식으로 창업한다.

테슬라 모터스에 날개를 달아준 일론머스크, 3년 간의 노력 끝에 로드스터 출시

극초기 테슬라는 창업자 두 명(에버하드와 타페닝)이 모아 놓은 돈과 그들의 친구, 친지들의 돈으로 연명했으며 나중이 되서야 일론 머스크에게 78억원 가량의 투자를 받는다.

*일론머스크와 이 두 테슬라 창업자들(에버하드와 타페닝)은 Mars Society(화성 소사이어티)에서 처음 만났으며 에버하드와 타페닝은 일론머스크가 화성 소사이어티에서 발표하는 것을 듣고 그의 발표 후, 일론머스크와 짧게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고 한다(그 당시 머스크는 Space X 창업 전, 러시아에서 공수한 미사일들을 혼자 쏴보고 있었다). 이런 인연으로 에버하드와 타페닝은 테슬라 창업 이후, 일론 머스크에게 메일을 보내 테슬라에 투자해달라고 말할 수 있었고 머스크와 캘리포니아 호손(Hawthorne)의 Space X 본사에서 만남을 가지며 테슬라 투자에 대해 얘기할 수 있었다고 한다.

에버하드와 타페닝이 다른 투자자들에게 테슬라에 투자를 해달라고 말했을 때 다른 투자자들은 ‘그건 너무 미친 아이디어야!’라고 말하며 대부분 투자를 거부했지만 일론 머스크는 다른 투자자들과 다르게 엄청 흔쾌히 투자를 해주고 그들의 비젼을 바로 이해해줬다고 한다. 일론 머스크는 그 당시 우주로 쏠 로켓을 구상하고 있었으니 전기차 정도야 당연히 미래에 있어야한다고 느낀 것 같았다고 한다.

머스크 젊은 시절, Space X에서 일하기 시작할 때

그렇게 테슬라 모터스는 78억원 가량의 돈을 일론 머스크로부터 투자받고(시리즈 A) 이로 인해 일론머스크는 테슬라 모터스 이사회 의장이 되었다. 머스크는 이때 페이팔을 매각하고 가진 돈이 많아서 이렇게 많은 돈을 테슬라에 투자할 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여기서 기술적인 문제가 하나 둘씩 나타난다. 테슬라가 사용하는 리튬 이온 배터리는 폭발이 잦았고(리튬 이온 배터리를 사용한 노트북도 폭발이 잦아 뉴스에 자주 나왔었다) 이로 인해 테슬라가 리튬 이온 배터리를 이용해 전기 스포츠카를 만들려면 정말 많은 실험을 통해 끊임없이 개선을 해야했다. 그 전까지 누구도 7000여개의 셀을 하나의 배터리 팩에 집어넣으려는 시도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테슬라는 정말 밑바닥부터 시작해야했다.

그렇게 피, 땀, 눈물을 넣어 테슬라 전기 스포츠카를 만들다, 2006년, 테슬라가 창업한지 3년 후, 로드스터(Roadster)가 세상에 나온다. 로드스터는 그 모습이 세상에 나오기 전,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고 테슬라 투자자들은 로드스터를 너무 사고 싶어서 돈 주고 미리 예약도 걸어뒀다고 한다. 투자자들은 미리 1억 2천만원 가량의 돈을 에버하트, 타페닝에게 주고 차 나오면 가장 먼저 자신에게 달라고 말했다고 한다(에버허드는 그래서 엑셀 스프레드 시트에 대기 명단 적어놨다고 한다).

2006년 테슬라 로드스터 공개 출시일
출시일에 시승도 가능했다.
초기 로드스터 사진

테슬라 로드스터 공개일에는 아놀드 슈워제네거(당시 캘리포니아 주지사)도 그곳에 함께 자리했으며 아놀드 슈워제네거는 테슬라 시승도 해보고 떠났다고 한다(에버하드와 타페닝은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자신들의 전기 스포츠카 공개일에 올 거라고 예상하지 못해서 그가 온 것을 보고 매우 놀랐다고 한다).




테슬라 전기차를 만들 때 가장 힘들었던 것

에버하트와 타페닝이 가장 예상치 못했던 문제는 테슬라 전기 스포츠카를 만들기 위해 그들의 공급자를 찾는 것이었다. 에버하트와 타페닝은 초기에 모든 걸 다 전기로 만들려고 계획하지 않았는데 점점 전기 스포츠카 모델을 발전시켜나가면서 사소한 것들도 다 전기로 만들려고 했고(처음엔 전기 스포츠카의 문 열고 닫고 하는 것은 전기를 사용하지 않고 만들려고 했다고 한다),

스타트업이어서 자금이 항상 부족했기 때문에 안전 장치(안전벨트, 에어백 등) 등을 변동 없이 꾸준히 공급해줄 기업을 찾는 게 매우 힘들었다고 말했다. 다른 차 부품 기업들은 테슬라가 금방 망할까봐 같이 일하는 것을 굉장히 꺼려했다고 한다. 그래도 이 고충은 그들의 초기 파트너인 영국 회사 로터스가 많이 해결해줬다고 한다. 로터스는 이미 많은 기업들과 함께 협력해서 일하고 있었고 이미 업계에서 많은 인맥들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왜 이 두 창업자들은 제발로 테슬라를 나와야했나

마틴 에버하트는 2003년(테슬라 창립일)부터 2007년까지 테슬라의 CEO로 지냈는데 어느날 일론 머스크(그 당시 가장 테슬라 주식을 많이 가지고 있던 투자자)가 마틴 에버하트를 CEO 자리에서 쫓아내고 그를 기술 책임자(President of Technology) 자리에 앉힌다.

그렇게 공석이 된 CEO자리에 일론 머스크는 다른 몇 명의 사람들을 그 자리에 앉혀봤는데 다 자신의 마음에 안들어서 결국 2008년에는 본인이 테슬라 CEO자리에 올라 지금까지 테슬라 CEO를 지내고 있다.

마틴 에버하트는 갑자기 해고된 자신의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았고(에버하트는 그냥 한순간에 CEO자리에서 나와야했다고 한다. 본인이 본인을 대변할 기회도 없었다고 한다) 이런 부조리함에 2009년에 일론 머스크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는데 2달만에 그는 그 소송을 취소하고 테슬라와 협의를 봤다.

그렇게 마틴 에버하트가 제발로 테슬라를 나온 후, 마크 타페닝도 그의 뒤를 따라 테슬라를 나오게 된다(마크 타페닝은 테슬라를 운영했던 5년 동안 계속 일만 하고 집안에 소홀해서 그 점을 반성하며 테슬라를 나온 게 컸다고 말했고 그는 에버하트도 테슬라에 더 이상 없었기 때문에 그가 거기에 더 있어야 할 이유를 못 느꼈다고 말했다.).

에버하트는 2007년 11월에 나왔고 타페닝은 2008년에 테슬라를 나왔다. 그들이 테슬라를 나올 때, 그 당시에는 로드스터 예약 주문이 많던 상태고 아직 적극적으로 생산하던 때는 아니라고 한다. 1세대 로드스터는 2008년 3월에 본격적으로 생산을 시작했다고 한다(본인들이 열심히 만든 로드스터가 대중에게 완전히 닿기 전, 본인들의 회사에서 제발로 나와야했으니 정말 참담한 기분이었을 거 같다ㅠ).

*에버하트는 테슬라를 나올 때 돈이 하나도 없었다고 한다. 여기에 더 최악은 테슬라를 나올 때 ‘1년 정도는 다른 동종업계 직장에서 일을 할 수 없다’고 계약했기 때문에 에버하트는 테슬라 퇴출 이후, 감정적, 재정적으로 엄청 힘들었다고 말했다.

테슬라 모터스 CEO를 지낸 4명의 사람들

그래도 테슬라는 이 두 명의 창업자들의 비젼을 따라가고 있다

에버하트와 타페닝은 처음부터 전기 스포츠카(문 2개인 차)를 만들려고 계획했고 그들이 만든 로드스터도 전기 스포츠카이다. 그들은 전기 스포츠카를 처음 타겟으로 잡은 뒤, 나중엔 전기 SUV, 세단(문 4개인 일반적인 자동차) 등으로 테슬라 모터스의 영역을 확장해가려고 했는데 지금 테슬라도 처음 그들이 생각했던 그대로 Model S, Model X를 내놓으며 그저 전기 스포츠카를 만드는 회사에서 보편적인 전기차를 만드는 회사로 탈바꿈해가고 있다고 한다(전기 SUV, 전기 세단 생산 중).

문 2개 스포츠카인 로드스터

에버하드는 처음에 테슬라가 전기 스포츠카를 만들었던 게 신의 한수였다고 말했는데 그 이유는 스포츠카를 구매하는 사람들은 테슬라 전기 스포츠카 내부의 디테일이 아무리 떨어져도 별로 문제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ㅋㅋㅋ). 그들은 오히려 그런 요상함/개성을 좋아했고 테슬라의 충실한 고객이 되었다고 한다.

또한, 그들은 처음 전기차 사업을 시작했을 때는 전기 세단이나 SUV를 바로 만들 수 없지만 한번 전기 스포츠카를 만들기 시작하고 시장에 입장을 한 후, 기술을 발전시키면 그 기술로 전기 세단, SUV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처음에 테슬라가 전기 스포츠카를 만들었던 것은 미래에 테슬라가 엄청나게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되어줬다고 말한다.




테슬라가 미래의 사람들에게 미칠 영향을 기대하는 원조 창업자들

마틴 에버하드와 마크 타페닝은 테슬라 모터스에서는 나왔지만 본인들이 만든 비젼이 어떻게 세상에 나오는지 궁금하기 때문에 테슬라 모터스가 만들어 갈 미래에 대해 항상 긍정적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한다. 테슬라가 성공하길 바란다고 한다(대인배십니다🙏).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의 4번째 CEO로 2008년부터 지금까지 테슬라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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