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영화같은 넷플릭스 창업스토리(리드 헤이스팅스, 마크 랜돌프)

넷플릭스는 리드 헤이스팅스와 마크 랜돌프가 만든 온라인 스트리밍 회사다. 넷플릭스는 2022년에 2억 3천만여명의 구독자 수를 기록하며 전세계인들의 여가 시간을 모조리 훔치고 있는데 이런 거대한 공룡 기업인 넷플릭스는 대체 어떻게 탄생했을까? 오늘은 이 영화같은 넷플릭스 창업스토리에 대해 말해볼까한다.

자신이 창업한 회사를 매각 후, 매일 차타고 출근하며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를 찾았다

리드 헤이스팅스는 1991년 10월에 Pure Atria라는 디버깅 소프트웨어 회사를 창업해서 운영하고 있었다. 그러다 1996년 말, Pure Atria가 Integrity QA라는 다른 소프트웨어 회사를 인수하면서 Integrity Q에서 일하던 마크 랜돌프를 만난다(랜돌프는 Integrity Q의 창업멤버였다).

그렇게 랜돌프가 헤이스팅스의 회사에 들어오게되면서 그는 Pure Atria에서 기업 마케팅 부사장으로 일하게되며 리드 헤이스팅스와 점차 가까워진다. 그렇게 함께 회사에서 일하던 중, 1997년에는 헤이스팅스의 회사인 Pure Atria가 Rational software에 7700억원에 인수되어 이 둘은 더 이상 할 일이 없어진다(이 회사 매각은 역대 실리콘 밸리에서 가장 비싸게 매각된 경우였다고 한다).

리드 헤이스팅스는 Pure Atria 매각을 결정하고 실제로 Pure Atria가 매각되기 전까지 마크 랜돌프와 함께 출퇴근 길 차 안에서 다음 사업은 어떤 게 좋을지 브레인스토밍하는 시간을 자주 가졌다고 한다. 그들은 같은 지역에 살았기 때문에 Pure Atria로 같이 차로 출퇴근했다.

그때 랜돌프는 온라인 사업에 꽂혀있었기 때문에 헤이스팅스에게 여러 온라인 사업 아이디어를 제안해봤는데 헤이스팅스는 그의 제안을 다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다(랜돌프는 아마존의 성공을 부러워했다고 한다). 그러던 중, 랜돌프가 ‘DVD 렌탈은 어때?’라고 물어봤는데 그때 헤이스팅스는 ‘음…글쎄..?’라고 처음 말했다고 한다.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그 아이디어를 묵히던 사람들이 아니던 둘은 직접 DVD 렌탈 사업의 가능성에 대해 테스트해보기로 한다. 랜돌프는 헤이스팅스의 집으로 자신이 가지고 있던 아무 CD나 보내보는데 그 CD가 헤이스팅스의 집에 잘 도착하는 걸 보고 ‘어..? 이게 되네? 가능성이 있네’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 둘은 DVD 렌트 사업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그 사업의 윤곽을 그리기 시작하는데 이들은 처음에 그들의 사업을 Kibble(개 사료)이라고 이름 지었다고 한다. 일단 처음엔 사업을 자리 잡게 만드는 게 먼저라고 생각해 아무 이름이나 지어놨다고 한다.

그렇게 넷플릭스가 시작됐다.

이 둘은 1997년 10월에 Scotts Valley, 캘리포니아에서 DVD 렌탈 사업을 시작한다. 이들은 VHS 테이프(비디오테이프)는 곧 사람들에게 외면받고 DVD 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예견해 이 가능성에 올인한다.

이에 헤이스팅스는 초기부터 넷플릭스에 27.5억 가량을 투자했고 랜돌프는 돈이 없어서 랜돌프의 어머니가 그 대신 3천만원을 넷플릭스에 투자한다. 아들이 잘됐으면 하고 돈을 내준 거지만 이 투자로 그녀는 나중에 엄청난 돈방석에 앉게 된다.




극초창기 넷플릭스: 성공적인 첫발, 하지만 여느 다른 스타트업처럼 고군분투한다

1997년 말에 그들은 작은 사무실에 소수의 엔지니어들을 고용하여 넷플릭스를 조금씩 키워가기 시작한다. 그들은 초창기 직원들에게 돈을 넉넉하게 주진 못했지만 그들에게 넷플릭스 스톡옵션을 주며 계속 동기부여 해준다. 넷플릭스 엔지니어들은 이에 열과 성의를 다해 넷플릭스 웹사이트를 빠르게 완성한다.

1998년 4월 14일 오전 9시, 넷플릭스는 그들의 웹사이트를 공개하는데 이때 사람들은 폭발적인 반응을 보인다(그 당시 웹사이트에 올라와있던 DVD 종류는 900여개였다고 한다).

넷플릭스 팀은 사람들이 넷플릭스에 DVD 주문을 할 때마다 벨이 울리도록 해놨는데, 웹사이트 공개 후, 벨이 계속 울리다 15분 후 벨이 전혀 울리지 않는 것을 보고 의아하게 생각했는데 알고봤더니 넷플릭스가 트래픽 초과로 서버가 다운되어서 더 이상 아무 벨도 울리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넷플릭스 팀은 근처 전자기기 가게에 가서 서버 8대를 사서 연결했는데 이 서버 연결로 인해 45분간 웹사이트를 더 띄울 수 있었지만 금방 트래픽 초과로 또 서버가 다운되어서 다시 전자기기 가게 가서 서버 사서 연결하고 웹사이트 띄우고 하는 작업을 그날 내내 반복해서 했다고 한다. 이렇게 정신없고 완벽하지 않은 오픈일이었지만 그들은 그날 137개의 주문을 받았고 넷플릭스 팀은 넷플릭스의 가능성을 봤다고 한다.

*이때 넷플릭스 팀은 자동 주문 확인 내역서 시스템을 아직 준비하지 않아서 주문한 사람들에게 메일로 일일이 제품 가격과 DVD이름을 써서 인터넷 메일로 발송해야했다고 한다. 이렇게 준비되지 않은 기업이었지만 그래도 그들은 첫 발을 성공적으로 내딛는다.

넷플릭스가 이렇게 사람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그들이 마케팅에 꽤나 탁월했기 때문인데, 넷플릭스는

  1. 웹사이트 공개 전, 기자들과 많은 인터뷰를 해서 웹사이트 공개일을 알렸고
  2. 직원들 중 몇 명은 온라인 포럼에 넷플릭스 직원이 아닌 척 잠입해 ‘넷플릭스에서 DVD 대여해보신 분?’이라고 게시물을 올려 다른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넷플릭스를 홍보했다.

이런 이유들로 넷플릭스는 오픈하자마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었다. 그 당시 넷플릭스에서는 두가지 서비스를 제공했는데 이 두가지 서비스는

  1. 25달러를 내고 DVD를 사거나
  2. 4달러를 내고 7일 동안 DVD를 빌리는 서비스

였다. 여기에 2달러는 배송비로 별도로 내야했다고 한다.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회사 수익을 위해 사람들이 DVD 대여를 해주길 원했는데 사람들이 계속 DVD 구입만 해서 첫해 넷플릭스의 수익은 처참했다고 한다.

DVD를 온라인에서 파는 것을 주력으로 하는 것은 넷플릭스에게 지속가능한 비즈니스가 아니었기 때문에 넷플릭스는 다른 대안을 찾아야만 했다(처음에 사람들은 넷플릭스만 유일하게 인터넷에서 DVD를 팔았기 때문에 넷플릭스에서 DVD를 구매했지만 나중에 다른 회사들이 본인들 웹사이트에 DVD를 팔기 시작하면 그쪽으로 다 빠져나갈 것이라는 것을 넷플릭스는 알고 있었다.).

초창기 넷플릭스 로고(1997-2000년까지 쓰임)

아마존은 넷플릭스 인수를 제안한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본인들의 회사를 매각하지 않고 계속 끌고 가기로 한다.

이때 온라인에서 책을 팔던 아마존 CEO 제프 베조스는 넷플릭스 창업자들에게 접근한다. 그는 책 말고 다른 것(DVD 등)도 아마존에서 팔고 싶어서 그들에게 넷플릭스 인수를 제안한다. 그는 160억원을 넷플릭스 인수 비용으로 제시하는데 랜돌프와 헤이스팅스는 그의 제안을 거절한다.

그대신 그들은 아마존과 동맹관계를 맺는데 그들은 아마존에게 넷플릭스의 홍보를 맡기는 대신, 자신들은 사람들에게 아마존에서 DVD 구매를 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말한다. 넷플릭스는 DVD 파는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보지 못해서 DVD 파는 사업을 접고 DVD 렌탈 사업에만 집중하려고 마음먹는다. 이들은 아마존과 싸우지 않고 공생하는 방법을 택한다.

이렇게 DVD 렌탈 사업에 온전히 집중하기로 한 랜돌프와 헤이스팅스는 그들의 DVD 렌탈 사업을 더 흥하게 하기 위해 이제 DVD 제조 회사들에게 연락을 취한다. 넷플릭스는 DVD 제조 회사들에게 사람들이 DVD 플레이어를 하나 사면 자신들이 구매자들에게 넷플릭스 DVD 렌탈 쿠폰 3장을 무료로 주겠다고 말했는데 소니는 여기서 3장의 쿠폰 대신 10장을 달라고 말한다.

DVD 플레이어 하나당 넷플릭스 DVD 렌탈 쿠폰 10장은 넷플릭스에게 꽤나 부담스러운 조건이었지만 작은 스타트업이었던 넷플릭스는 울며 겨자 먹기로 알겠다고 말하며 10개의 무료 쿠폰을 DVD 플레이어 하나당 구매자들에게 제공하기로 한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가 나타난다(!!!). 소니가 DVD 플레이어 시리얼 넘버를 그들의 제품 밖에 적어 놓은 것이다.

넷플릭스는 DVD 플레이어 시리얼 넘버를 자사 웹사이트에 입력하면 무료로 DVD 렌탈을 10번 할 수 있도록 설정해놨는데 이렇게 소니의 멍청하고 무책임한 행동 때문에 넷플릭스는 이 구조를 악용하는 나쁜 사람들로부터 착취당하게 된다.

사람들은 마트에 가서 소니의 새 DVD 플레이어를 구매하는 대신, 포장지의 DVD 플레이어 시리얼 넘버만 적어와서 넷플릭스의 무료 쿠폰을 사용했다. 넷플릭스는 본인들의 DVD가 계속 똑같은 주소에 배송되고 있는 것을 보고 뭔가 잘못되었음을 알았다고 한다.

물론 이런 상황 자체도 넷플릭스에게는 악재였지만 더 큰 악재는 이 구조를 악용하지 않는, 정상적인 DVD 플레이어 구매자들도 넷플릭스의 공짜 쿠폰 사용 후, 넷플릭스에 DVD 렌탈을 다시 하러 오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넷플릭스는 돈만 날리고 고객층 확보에 완전히 실패했으니 절망적인 상황이었다.




난관에 부딪힌 넷플릭스, 하지만 계속해서 나아가려고 발버둥친다

넷플릭스는 빨리 새로운 대안을 찾아내야했다. 그래서 이들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당시 인기를 끌던 빌클린턴 스캔들 영상(빌클린턴 대통령이 그의 여자 인턴, 모니카 르윈스키와 불륜을 저지른 것을 본인이 얘기하는 영상)을 DVD로 구워서 2센트에 팔기로 한다. “Have your two cents on the clinton testimony(클린턴의 진술을 20원에 보세요^^~)”라고 말하며.

빌 클린턴과 모니카 르윈스키(1997년)

넷플릭스의 이러한 행보는 넷플릭스에 관심없던 많은 언론들이 그들에 대해 글을 쓰게 했으며 이로 인해 그들은 무료 홍보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었다. 하지만 여기서 사건이 또 터진다. 넷플릭스가 그들의 DVD를 구워달라고 맡긴 회사가 이상한 DVD들을 넷플릭스에게 보낸 것이다(뭐 하나도 스무스하게 흘러가는 게 없네요).

그 당시 넷플릭스와 협업하던 회사는 넷플릭스 말고 다른 회사랑도 함께 일하고 있었는데 그 거래처에서는 이 회사에 19금 영상을 DVD로 만드는 것을 부탁했다고 한다. 근데 이 회사가 일을 잘 못해서 이 19금 영상 DVD들을 넷플릭스에 빌클린턴 DVD과 함께 섞어보내게 된다. 그리고 넷플릭스는 DVD들을 일일이 검수할 순 없으니 이 회사로부터 DVD를 받자마자 사람들에게 DVD를 바로 보낸다.

그렇게 사람들은 빌 클린턴 영상 대신 19금 영상 DVD을 받아보게 된다. 빗발치는 항의전화에 뭔가 잘못됐음을 안 넷플릭스 창업자들은 사람들에게 사과하며 ’19금 영상 받으신 분들, 그 DVD 저희에게 다시 보내주시면 빌클린턴 영상 DVD 다시 보내드리겠습니다’라고 말했으나 아무도 그 19금 영상 DVD들을 그들에게 다시 보내주지 않았다(ㅋㅋㅋ귀찮아서 그런 거겠죠??).

아무튼 이런 다양한 홍보 방법을 생각해내고 실천해봤지만 넷플릭스의 실적은 올라가지 않았다. 그들은 그들의 충성 고객층을 만드는데 완전히 실패한다.

이런 상황에서 헤이스팅스는 랜돌프의 CEO 자질에 대해 의심이 들었고 랜돌프에게 CEO 자리에서 이만 내려오는 게 좋겠다고 말한다. 헤어스팅스는 랜돌프가 잘못하고 있는 점을 나열한 파워포인트 슬라이드를 만들어서 그에게 보여주며 본인이 이제 넷플릭스 CEO가 되겠다고 말한다.

랜돌프는 화가 났지만 헤이스팅스의 말이 결국 맞다고 생각해 순순히 넷플릭스 CEO자리에서 내려온다. 이제 헤이스팅스가 넷플릭스의 선장이 되어 넷플릭스를 진두지휘한다.

랜돌프는 CEO자리에서 내려오고 속상한 마음에 달리기를 하러 가는데 거기서 그는 죽어가는 넷플릭스를 살릴 어마무시한 아이디어를 얻게된다.

넷플릭스는 살길을 드디어 찾는다. 그들은 ‘구독’ 서비스를 도입한다.

1999년 9월, 넷플릭스는 연체비용과 만기일 없이 15.95달러에 4개의 DVD를 한꺼번에 빌릴 수 있게 해주는 구독 서비스를 도입한다. 그들은 또한 4개 중 하나의 DVD만 다른 DVD로 바꾸고 싶으면 언제든지 그렇게 할 수도 있도록 했다.

그 전까지 넷플릭스는 연체비용과 만기일이 있었는데 구독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소비자들에게 언제든지 그들이 원할 때 영화를 봐도 된다는 유연성과 자율성을 주어서 이에 감동한 소비자들은 넷플릭스의 충성 고객을 자처하게 된다.

이 구독 서비스는 넷플릭스의 엄청난 돌파구였는데, 그 전까지 누군가 영화를 보고 싶다면 넷플릭스에 DVD를 주문해 이틀을 기다린 후, 그 DVD를 받아 보는 것보다 그냥 집 근처 블록버스터 상점에 달려가서 거기서 비디오 테이프를 빌려보는 게 더 나은 옵션이었다.

하지만 넷플릭스가 이 구독 서비스를 도입하며 사람들에게 ‘여러분은 언제든지 영화를 볼 수 있어요. 연체 따윈 없어요~’라는 개념을 소개하자 사람들은 열광했고 넷플릭스의 충성 고객층이 된 것이다.

이제 사람들은 넷플릭스에 엄청난 관심을 가지게 된다. 넷플릭스는 물이 들어올 때 노를 젓기 위해 영화 추천 알고리즘인 Cinematch도 개발하며 소비자들에게 더 나은 영화 시청 경험을 주도록 노력했고 알고리즘을 고도화시키기 위해 사람들에게 영화를 본 후, 평점을 매기도록 하는 시스템도 도입한다.

이렇게 본인 살길을 찾고 승승장구하던 넷플릭스는 또 한번 위기를 맞이한다. 이번엔 정말 회사 매각을 고민하는 정도의 위기가 찾아온다. 닷컴 버블이 터진 것이다. 2000년 닷컴 버블이 터지고 넷플릭스는 그들의 투자금을 엄청나게 많이 잃게 된다.

이때 넷플릭스는 ‘구독’ 서비스를 도입하고 구독자 수가 점점 증가하고 있었는데 이것도 넷플릭스에게는 재정적으로 부담이었던 게, 넷플릭스는 신규 구독자에게는 한달 무료 정책을 적용했기 때문에 신규 구독자가 늘어날수록 넷플릭스는 돈이 점점 떨어지고 있었다.

이런 악재에 악재가 겹쳐 넷플릭스는 결국 백기를 들고 그들의 경쟁사였던 대기업 블록버스터에 넷플릭스를 매각하기 위해 그들에게 먼저 연락을 취한다.

여기서 잠깐 블록버스터가 어떤 기업인지 말해보면, 블록버스터는 VHS테이프를 대여해주던 회사이며 전세계에 9000여개의 상점을 가지고 있던 대기업이었다.

넷플릭스는 블록버스터 CEO를 만나 넷플릭스와 블록버스터를 합치면 블록버스터는 온, 오프라인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 거라고 말하며 550억 달러에 넷플릭스를 팔겠다고 말한다.

이 말에 존.F.안티오코는 비웃는다. 그는 넷플릭스가 그저 그런 닷컴 버블로 일시적으로 반짝한 별볼일 없는 회사라고 생각해 넷플릭스를 사는 것을 단칼에 거절한다. 그는 실제로 이 제안이 우스워서 그 자리에서 웃었다고 한다.

블록버스터에 대차게 까인 넷플릭스 팀은 별 방법이 없었고 자존심이 상한 채로 계속 사업을 이어나가기로 한다. 하지만 그들은 지출을 획기적으로 줄여야지만 그들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그들의 직원들을 대량해고한다. 2001년 9월엔 거의 1/3의 직원을 대량해고 했다고 한다.

다행히 넷플릭스의 구독자 수는 계속 늘고 있었고 회사는 꾸준히 성장해 2002년에는 넷플릭스 기업 공개를 하게 된다.

사진은 헤이스팅스와 랜돌프가 넷플릭스 기업 공개 후, 술 한잔 마시는 모습. ‘인내는 쓰고 열매는 달다’.

랜돌프는 넷플릭스 기업 공개 후, 넷플릭스를 나가기로 결정한다. 그는 넷플릭스가 점점 대기업으로 커가면서 예전의 스타트업 분위기가 나지 않아 많이 아쉬워했고 예전의 스타트업 같은 분위기를 다시 느끼고 싶어서 넷플릭스를 나가 다른 스타트업에 합류하는 결정을 한다.

2004년에는 그전까지 온라인 사업에 전혀 관심이 없던 블록버스터조차 온라인의 파급력을 무시할 수 없어서 온라인에 진출하는데 그들이 시작한 블록버스터 웹사이트는 그 구조가 넷플릭스와 너무 비슷해서 사람들에게 욕을 많이 먹는다. 블록버스터도 넷플릭스처럼 DVD를 메일로 보내고 회수하는 사업을 시작한다.

이에 위협을 느낀 넷플릭스는 처음엔 Netflix Friends(자신의 영화 취향을 친구들과 공유하는 소셜 네트워크) 등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며 살아남으려 발버둥치지만 결국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것과 그 본질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그들 사업의 본질인 비디오, 영화 렌탈에만 집중하기로 한다.

한편, 인터넷 세상에 첫 발을 디딘 블록버스터는 메일로 DVD를 렌트하는 사업과 함께 비디오 게임 렌트도 해주며 계속 그의 영역을 넓혀가고 하고 있었다. 이렇게 둘이 신경전을 벌이며 싸우고 있을 때, 인터넷 속도는 미친듯이 빨라지고 있었다…………!!!!




항상 그랬듯 빨라지는 인터넷 속도에 쉽게 적응한 넷플릭스, 게으름 피우다 결국 망해버린 블록버스터

넷플릭스는 인터넷 속도가 점점 가파르게 빨라지는 것을 알아채고 영화와 티비쇼를 스트리밍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는다. 그들은 스트리밍 서비스를 처음엔 그저 구독자들을 위한 작은 서비스로 내놨지만 사람들이 스트리밍에 열광하는 것을 보고 넷플릭스는 그들의 웹사이트에서 점점 스트리밍 서비스를 확장시킨다.

하지만 이 같은 변화에 블록버스터는 적응하지 못했다. 블록버스터는 인터넷 속도가 빨라지는 것에 발맞춰 스트리밍 서비스를 내놓지 못했고 스트리밍 서비스가 다음 대세가 될 것이라는 것을 전혀 예측하지 못해서 손 놓고 있었다.

이렇게 시대가 바뀌어가면서 사람들은 점점 DVD 시청을 적게 하고 집에서 인터넷으로 모든 영화와 티비를 즐겨보게 되면서 블록버스터는 결국 2010년에 파산하고 넷플릭스만 남아 승승장구하게된다.

*블록버스터가 전세계에 오프라인 상점이 많이 있다는 것이 처음엔 그들의 엄청난 강점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나중에는 이것이 그들의 발목을 잡았고(고정적으로 내야하는 부동산 비용, 지속적인 상점 관리로 인해 그들의 사업 추진 속도는 매우 느렸다) 나중에는 미국, 오레곤에 위치한 하나의 블록버스터 비디오 상점 빼고 모조리 문을 닫게 된다. 이 유일하게 남은 블록버스터 비디오 가게는 역사적인 장소로 현재까지 운영되고 있다.

미국 오레곤에 남은 유일한 블록버스터 매장. 기념비적인 곳이다.

넷플릭스는 이렇게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그들의 사업을 전세계로 확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이 기회를 잘 활용해 전세계로 뻗어나간다. 그 전까지 넷플릭스는 DVD를 우편으로 배송하고 받아봐야했기 때문에 사업을 미국에서밖에 할 수 없었는데 인터넷의 발달로 이제 날개를 달고 전세계로 뻗어나가게 된다.

넷플릭스는 블록버스터를 이겼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넷플릭스는 블록버스터를 이기고 시장에서 유일한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가 되었지만 그들에게는 이제 새로운 걱정거리가 생겼다. 그건 바로 라이센스 관련 이슈였다.

넷플릭스가 DVD 렌탈을 주력으로 할 때는 랜돌프와 헤이스팅스가 DVD를 한번 구입하면 그 DVD에 대한 소유권을 온전히 랜돌프와 헤이스팅스가 갖기 때문에 그 DVD를 가지고 어떤 수익활동을 하든 상관이 없었다. 하지만 넷플릭스가 DVD 렌탈 서비스에서 스트리밍 서비스로 그들의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면서 넷플릭스 안에서 재생되는 모든 영화와 티비쇼에 라이센스가 생긴다.

이 라이센스는 넷플릭스 운영에 큰 걸림돌이었는데 넷플릭스는 이 라이센스가 생김으로써 넷플릭스가 제공하는 모든 비디오 컨텐츠에 대한 라이센스 비용을 내야했으며, 이 컨텐츠들을 제공하는 제공자들(디즈니, 픽셀, 마블 등)의 눈치도 봐야했다. 컨텐츠 제공자들이 넷플릭스와 함께 일하지 않겠다고 하면 언제든지 넷플릭스는 낙동갈 오리알 신세가 될 수 있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이렇게 고민하던 넷플릭스는 결국 그들이 자신만의 컨텐츠를 제작하기로 한다. 처음에 그들은 ‘House of Cards’ 시리즈를 제작하려고 마음을 먹었는데 이 드라마를 제작하려면 그 당시 1100억원이 필요했다고 한다. 이 비용은 넷플릭스에게 엄청난 부담이었고 이 비용을 지출한 뒤, 넷플릭스가 그 적자를 메꾸려면 500,000명의 새로운 구독자가 생기고 그들이 2년 동안 넷플릭스 구독을 해지하지 않고 사용해야했다.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넷플릭스는 결국 그들만의 오리지널 시리즈를 만들기로 결정한다. 그리고 이 결정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House of Cards’는 에미 상(감독상, 촬영상, 캐스팅상)도 받으며 히트를 친다.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컨텐츠에 폭발적인 관심을 가지게 된다. 넷플릭스는 House of Cards의 성공으로 자신들이 가는 길이 맞다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고 계속 자체 컨텐츠를 만들며 넷플릭스 구독자들의 수를 늘려간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House of Cards의 한 장면. 저는 이 드라마를 안봐서 재밌었는지 안 재밌었는지 모르겠네요. 유명한 드라마라는 것만 압니다ㅎㅎ.

이후, 넷플릭스의 성공을 눈여겨보던 다른 플랫폼들은 그들도 그들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한다. 넷플릭스로썬 이미 예상한 바였지만 그래도 그로 인해 넷플릭스는 많은 영화와 티비쇼를 넷플릭스에서 더 이상 제공할 수 없게 되며 많은 구독자들을 잃게 된다.

이런 치열한 스트리밍 전쟁이 시작되고 현재 아마존, 애플, 디즈니와 같은 쟁쟁한 대기업들이 모두 넷플릭스의 경쟁자가 되었으며 지금도 그 치열한 경쟁은 계속되고 있다.

이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2021년 넷플리스는 17조 가량을 컨텐츠 제작에 소비하며 본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지금 어디로 가는가? 과열된 스트리밍 플랫폼 전쟁

디즈니 플러스, 아마존 프라임, 애플 TV가 넷플릭스와 경쟁하기 시작하며 넷플릭스의 주가는 폭락했다.

특히, 넷플릭스는 2016년부터 아마존 클라우드 서비스(AWS)를 사용하고 있는데 넷플릭스가 그들의 경쟁자인 아마존의 제품을 쓰고있다는 점에서 넷플릭스는 항상 위태로운 처지에 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아마존이 AWS를 넷플릭스에게 그만 서비스할 수도 있다. 근데 뭐 그럴 일은 없을 것 같다. 그렇게 되면 완전 소인배 인증이니…).

또한 넷플릭스는 예전부터 친구나 가족과 계정을 공유하는 것을 격려해왔는데, 2022년 3월부터 남미의 여러 나라에서 동거 가족만 계정 공유가 가능하도록 정책을 바꿨고, 2023년에는 다른 나라들도 아마 계정 공유를 동거 가족만 가능하도록 제한할 것으로 보여서 사용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2023년에는 한국도 아마 계정 공유가 동거 가족으로만 제한될 가능성이 커보인다.

최근 리드 헤이스팅스는 넷플릭스 CEO 자리에서 내려왔다(2023년 1월 19일). 리드 헤이스팅스는 25년간 넷플릭스 CEO로 넷플릭스를 이끌었지만 이제 그는 회장직으로 물러나고 그렉 피터스가 이제 새로운 넷플릭스 CEO가 되었다고 한다.

이런 내적인 변화와 외적인 혼돈에 고군분투하는 넷플릭스이지만 넷플릭스 창업자 리드 헤이스팅스는 말한다. ‘넷플릭스는 항상 방법을 찾았다’. 그는 넷플릭스의 가능성을 믿고 넷플릭스의 미래도 사람들이 예측하는 것처럼 어둡지만은 않다고 말한다.

*실제로 나도 넷플릭스의 미래가 어둡지만은 않다고 본다. 넷플릭스는 1. 비디오 테이프 vs DVD 전쟁, 2. DVD vs 스트리밍 전쟁, 3. 다른 사람의 컨텐츠 vs 내 컨텐츠 전쟁에서 모두 승리했다. 미래를 내다보는 엄청난 대기업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뭐 미래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니 내 말을 듣고 넷플릭스 주식을 사는 결정을 하진 마시길..ㅋㅋㅋ(저는 주식 안해서 잘 몰라요)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