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비앤비는 어떻게 태어났을까?(feat. 브라이언 체스키)

브라이언 체스키의 부모님은 둘 다 사회복지사로 브라이언 체스키가 대학에서 예술을 공부하겠다고 말했을 때 ‘오마이갓! 너는 어쩜 사회복지사보다도 돈을 못 버는 걸 택하니. 예술가는 수입이 아예 없단다‘라고 말했다고 한다(체스키의 부모님은 나중에 체스키가 에어비앤비를 창업할지 몰랐겠죠 ㅎㅎ). 그러면서 ‘나중에 돈 못벌어서 우리 집 지하에 살지 마라, 건강 보험을 들 수 있는 직업을 구해 꼭 독립해라‘라고도 말했다고 한다(아.. 넘 현실감 있네요ㅋㅋㅋㅋ 외국이랑 우리나라랑 똑같은 듯ㅋㅋㅋ).

왼쪽: 에어비앤비 창업자 브라이언 체스키, 오른쪽: 체스키의 고등학교 졸업 사진

에어비앤비 창업스토리

대학교에서 공동창업자를 만나다

브라이언 체스키는 그렇게 간 대학에서 그래도 유의미한 일을 했는데 그건 바로 에어비앤비의 공동창업자 ‘조 개비아’를 만난 것이다. 조 개비아는 브라이언 체스키에게 ‘브라이언, 언젠가 우리 둘이 같이 회사를 만들자!‘라고 대학 시절 말했다고 한다(그리고 그 말이 현실이 됐죠 ㅎㅎ).

또한 대학 시절 브라이언은 교수님들로부터 ‘니 주변을 봐, 너는 뭐든지 만들 수 있어, 너는 세상을 바꿀 수 있어!‘라고 들었던 것들이 자신의 가치관을 바꾸고 자신의 인생을 바꾸는데 큰 원동력이 됐다고 말한다(교수님들이 이렇게 말씀하신 건 너무 좋은 것 같아요. 젊은이들이 희망이져!).

대학을 마친 브라이언은 로스엔젤레스에서 산업 디자이너로 잠깐 일하다 샌프란시스코로 조 개비아와 함께 이사와 창업을 시작한다(2007년 10월). 창업을 하려고 샌프란시스코에 오긴 왔는데 아이디어도 없고 패기와 근성만 있던 두 청년은 일단 먹고 살기 위해 뭐든지 하려고 한다. 샌프란시스코로 이사한 그 주에는 국제 디자인 학회가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렸는데 브라이언과 조 개비아는 국제 디자인 학회 웹사이트에 나와있는 호텔들이 모두 매진인 것을 보고 ‘우리 집에서 사람들을 묵게 해주고 그들에게 아침을 차려주며 돈을 받는 건 어떨까?🤔’라고 생각한다.

조 개비아는 캠핑을 자주 하던 청년이어서 airbed(공기 매트리스)가 몇 개 있었는데 브라이언과 조 개비아는 ‘사람들이 자기 집에 오면 airbed에서 자게 하며 아침에는 아침 밥을 차려주는 아이디어’를 생각한다. 이게 다 샌프란시스코의 집 값을 감당하기 위해 돈벌이가 없던 두 청년이 생각한 최선이었다(airbnb는 airbed and breakfast의 약자이다).

그렇게 국제 디자인 학회에 왔던 다양한 사람들이 조 개비아와 브라이언 집에 묵었는데 브라이언은 이때 신기한 경험을 한다. 모르는 사람들이 자신의 집에 묵으니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자신과 가까워지는 게 아닌가! 브라이언은 이 경험을 ‘일년 정도 걸릴 우정을 하루 안에 다 쌓았다’고 말한다. 그 때 묵었던 사람들 중 한 사람은 브라이언과 조를 자신의 결혼식에 초대하기도 했고 어떤 분은 샌프란시스코에서의 경험이 좋아서 보스턴에서 샌프란시스코로 이사를 왔다고 한다(와우~).

이런 경험을 한 후 브라이언은 조에게 ‘니가 아는 최고의 엔지니어는 누구야?‘라고 묻는다. 브라이언은 그들의 아이디어가 비전이 있다고 느껴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해보려고 한다. 여기에 동업자였던 조는 자신의 전 룸메이트였던 네이트가 자신이 아는 최고의 엔지니어라고 말한다. 네이트는 컴퓨터 사이언스를 전공한 개발자로써 하버드를 졸업한 우수한 인재였다.




에어비앤비를 현실화시켜줄 엔지니어를 구하다

그렇게 네이트도 브라이언과 조의 계획에 합류하게 되면서 에어비앤비 웹사이트가 탄생하게 된다(브라이언과 조는 둘 다 디자이너였기 때문에 개발자는 필수였다. 사실 에어비앤비가 신기한 게 ‘어떻게 능력있는 개발자를 잡아뒀지..?’ 하는 것이다. 네이트 정도면 내로라하는 곳에 모두 갈 수 있었고 스카우트 제의도 많았을텐데 에어비앤비와 합류하고 또 함께 회사를 만들었다는 게 신기하다.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이어서 그런가 아니면 네이트도 에어비앤비의 비전에 수긍했었나.).

네이트가 만든 에어비앤비 초기 웹사이트

네이트가 합류한 후, 에어비앤비는 그래도 어느정도 구성을 갖추게 되는데 브라이언은 ‘세 번의 클릭으로 에어비앤비 예약을 가능하게 하자‘고 네이트에게 말하며 사용자 경험을 향상시키는 다양하고 합리적인 시도들을 한다. 브라이언은 사용자 경험을 향상시키도록 심플함과 직관성에 초점을 맞춘다(역시 디자이너 출신이라 중요한 게 뭔지 아는 듯하다).

하지만 에어비앤비를 키우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 일단 안전 문제로 자신의 집을 다른 사람이 묵어도 괜찮다고 허락하는 사람들(호스트)이 별로 없었으며 또 모르는 사람의 집에 가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들도 많았다(게스트) 그리고 웹사이트가 흥해야지 에어비앤비 예약이 들어오고 브라이언과 조와 네이트가 돈을 벌텐데 웹사이트를 알리기도 참 어려웠다.

브라이언은 뉴욕타임즈 같은 큰 언론사에 자신을 알리러 컨택해보지만 돌아오는 답은 ‘뭔소리야 ㄲㅈ 🤬’였다. 그래서 브라이언은 전혀 다른 길을 택한다. 브라이언은 제일 작은 블로거들을 컨택하기 시작한다. 브라이언의 아이디어는 사실 미쳤다고 생각할 정도로 기괴하고도 신기한 아이디어였기 때문에 브라이언이 블로거들에게 ‘헤이, 이런 웹사이트가 있고 우리는 지금 낯선 사람들이 낯선 집에 묵도록 하는 사업을 시작했어. 니 블로그에 소개 좀 해줄래?‘했을 때 많은 블로거들이 선뜻 해주겠다고 했다고 한다. 브라이언은 일부러 유명세가 전혀 없는 하루에 방문자 수가 거의 없는 사람들에게 글을 써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브라이언은 나중에 아직 학교에 다니고 있는 중학생이 자신에 대한 글을 썼을지도 모른다고 말한다(ㅋㅋㅋㅋㅋ).

그렇게 작은 블로거들로부터 시작해서 점점 유명한 블로거들도 브라이언과 조와 네이트가 하고 있는 이 신기한 사업에 대해 쓰기 시작했으며 나중엔 CNN, Newyorktimes도 에어비앤비에 대해 다루기 시작했다(브라이언의 이 듣도 보도 못한 홍보 전략이 먹혔다!).

잘되가다 망하고 죽다가 다시 살아난 에어비앤비

그 이후 에어비앤비는 점점 관심을 받기 시작했으나 실질적인 수입도 없고 또 에어비앤비 내에서 예약도 많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어느 주에는 한 건의 예약도 에어비앤비 내에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이때가 에어비앤비를 시작한지 1년차 되었을 때였으며 브라이언과 그의 팀은 점점 지쳐갔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조는 브라이언에게 ‘공기 매트리스는 빼고 그냥 아침식사만 팔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그래서 브라이언과 그의 팀은 아침 시리얼을 만들기 시작한다. 그때가 대선 기간이라 그때의 대선 후보였던 버락 오바마와 존 메케인 테마로 시리얼 곽 위에 디자인을 해서 팔았다(이 경험으로 인해 브라이언은 종종 토크쇼에서 자신은 ‘cereal entrepreneur’이라고 소개한다. 자신들은 시리얼을 파는 사람이라고, serial과 cereal이 발음이 비슷해서 재미있으라고 하는 조크이다 ㅎㅎ serial entrepreneur는 연쇄 창업가라는 뜻).

이렇게 죽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던 중 브라이언과 그의 팀은 Y combinator라는 액셀러레이터(투자도 하면서 코치도 해주는 투자자이자 조력자)를 만나서 자본을 투자받는다. 브라이언은 Y combinator에서 Paul Graham이라는 인물에게 발탁되어 투자를 받는데 나중에 Paul Graham에게 사람들이 ‘왜 에어비앤비에 투자했죠? 분명히 미친 아이디어였는데 당신은 뭘보고 투자한 거죠 😳?’라고 물어봤을 때 Paul Graham은 ‘저도 에어비앤비가 안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브라이언과 그의 팀은 시리얼을 팔면서 자신의 사업을 지킬 만큼 바퀴벌레 같은 생존력이 있었고 그것에 감동받아 투자하게 됐습니다’라고 말했다(여기까지 읽고 있는 분이라면 나중에 Paul Graham 에세이나 영상도 찾아보세요. 이 아저씨 유머도 있고 말도 아주 조리있게 잘하고 재미있는 분입니다).

유쾌한 투자자 폴 그레이엄(Y combinator 창업자, 자신도 창업자였던 시절이 있어서 창업자들을 돕기 위해 Y combinator 설립함)



그렇게 Y combinator를 통해 자본을 지원받게 되고 에어비앤비는 product market fit을 향해 끊임 없이 달렸으며 이제는 Y combinator를 먹여살리는 최대의 기업이 되었다. 에어비앤비는 정말 엄청나게 성공했으며 이제는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아는 기업이 되었다(저도 에어비앤비 이용해본 적도 많고 거기서 좋은 경험도 많이 했어요!ㅎㅎ). ​브라이언 체스키는 이렇게 말한다.

“제가 에어비앤비 초기에 들었던 말이 있습니다. ‘니 아이디어를 누군가가 가져갈까봐 무서워하지마라. 진짜 좋은 아이디어면 모두가 그냥 지나칠 것이다’ 입니다. 그리고 이 말은 사실이었죠.” -브라이언 체스키

좋은 아이디어는 당연함과 바보같음에 가려져서 많은 경우 눈에 띄지 않는 것 같다. 물론 시장에 맞추어 자신의 아이디어를 pivot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이 자신만의 고유한 시각을 가져서 세상을 바꿀만한 멋진 아이디어를 볼 수 있는 눈을 가지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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