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은 어떻게 태어났을까? (feat. 케빈 시스트롬, 마이크 크리거)

인스타그램은 나도 그렇고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가장 핫한 소셜 미디어 중 하나다(시간을 많이 잡아먹어서 가장 toxic하기도 하다, 많은 사람들이 인스타그램의 ‘좋아요’ 기능이 특히 toxic하다고 말한다, ‘좋아요’ 기능이 타인의 인정을 개인의 인생의 최고 가치로 여기도록 하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기여한다고 평론가들에게 비판을 많이 받았다).

인스타그램은 현재 메타(전 페이스북)가 소유하고 있는데 인스타그램을 산 마크 저커버그는 정말 땡 잡았다고 생각한다

*마크 저커버그가 만든 페이스북은 점점 인기가 없어지고 이제는 아재들의 놀이터로 전락하고 있다. 젊은 사람들은 요즘 틱톡과 인스타그램에 대부분의 시간을 쏟는다. 젊은이들이 사용하지 않는 소셜 미디어는 발전하기 어려우며 그에 따라 가장 최신의 기술을 페이스북의 발전에 적용하기 어려워진다. 페이스북은 아무튼 더 노력해서 젊은 유저들을 확보하는데 노력을 해야할 것 같다. 아니면 그냥 인스타그램에 집중해서 페이스북이 어떻게 되던지 말던지 신경 안쓰고 인스타만 키우던가. 개인적인 생각은 페이스북은 망할 거 같다..이미 망한 거 같기도 하고..ㅎㅎ

오늘은 인스타그램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누구에 의해 생겨났는지 알아보는 포스트를 작성해보겠다.




인스타그램 창업자들의 만남 & Burbn의 실패

인스타그램은 이 두 사람(케빈 시스트롬, 마이크 크리거)에 의해 태어났는데 이 두 사람은 스탠포드 대학에서 만났다.

이 두 사람은 스탠포드에서는 짧게 만나고(안 친했음) 각자의 인생을 살다가(케빈 시스트롬과 마이크 크리거는 인스타그램 창업 전 각자 샌프란시스코의 테크 스타트업에서 일했다. 케빈은 스탠포드에서 공업 경영 학위를 땄기 때문에 프로그래밍은 할 줄 몰랐다 따라서 케빈은 Nextstop이라는 스타트업 회사에 다니면서 낮에는 일하고 저녁때는 코딩을 배웠고 마이크도 마찬가지였다, 마이크는 스탠포드에서 Symbolic Systems 학위를 딴 프로그래밍은 잘 못하던 사람이었는데 스탠포드를 졸업하고 Meebo라는 메시징 스타트업에 다니며 혼자 코딩을 익혔다).

둘 다 샌프란시스코의 회사에 다녔기 때문에 동선이 겹쳐 샌프란시스코의 까페에서 자주 마주치게 됐고 그렇게 자주 보던 두 사람은 그 카페에서 함께 ‘Burbn’이라는 앱 아이디어를 낸다(이미 스탠포드에서 봤던 사이라 일이 빨리 진척된 듯).

인스타그램의 시초인 버븐이 태어난 장소 (샌프란시스코의 Just for you 까페)
인스타그램의 시초인 버븐. 하지만 버븐은 결국 망했다.

Burbn은 자신이 간 장소를 사진과 함께 공유하던 앱으로(현재 페이스북이랑 꽤 비슷한 아이디어였던 거 같다), 이 앱은 결국 망하지만 사진 기능은 남아 그게 진화해 나중에 인스타그램이 된다.

인스타그램 얘기하기 전에 Burbn에 대해 잠깐 얘기해보자면 Burbn은 그래도 스타트업치고는 초기에 투자를 잘 받아서 성공 가능성이 높은 케이스였는데 시장은 냉혹해서(=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만들지 않아서) 외면받은 경우이다(사람들은 ‘시장은 냉혹하다’고 말하는데 솔직히 시장이 냉혹한 게 아니라 솔직하고 정직한 거 아닌가요? 쓸 데 없는 걸 만들면 누가 써요..ㅎㅎ). Burbn은 결국 유저가 100명에만 도달할 정도로만 크고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고 망해버린다.

실패로부터의 깨달음 + 포기하지 않는 근성 = 인스타그램의 탄생(출시하자마자 대박남)

이 상황에서 케빈과 마이크는 엄청나게 현명한 행동을 취한다. 그건 바로 Burbn을 사용하던 100명의 유저들에게 컨택해 ‘당신은 왜 Burbn을 사용하나요?’라고 묻는 것이었다.

이 행동은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케빈과 마이크는 실패를 통해 성장할 각오가 되어있었고 또 실패에서 교훈을 배울 정도의 현명함이 있었던 것 같다. 이렇게 유저에게 물었을 때 유저들은 다 ‘사진 기능이요’라고 대답했다. 케빈과 마이크는 그 대답을 듣고 엄청나게 드라마틱한 변신을 한다. 자신의 앱의 주요 기능을 사진 기능으로 바꾸기로 결정한 것이다(이게 바로 인스타그램의 시작이다).

이런 엄청난 변화를 한 그들이었지만 시장에는 이미 사진 공유 기능을 주 기능으로 가진 앱 서비스들이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케빈과 마이크는 ‘어떻게 하면 유저의 경험을 더 낫게 할까? 어떻게 하면 유저들이 행복한 경험을 할까?’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이때는 Burbn이 완전히 망하고 난 뒤였다).

그러던 어느날 케빈의 여자친구(지금은 결혼해서 여보가 됐죠 ㅎㅎ 로맨티스트 ㅎㅎ)에게 케빈이 ‘자기, 내가 요즘 하고 있는 앱 서비스가 있는데 자기는 어떻게 생각해? 너무 멋질 거 같지 않아?’라고 물어본다. 그러자 케빈의 여자친구가 ‘음.. 근데 나는 그 앱 사용 안 할 거 같아. 내 사진들은 너무 구려서 올리기 좀 그래..’고 말한다.

이 말을 들은 케빈은 ‘왜 자기 사진들이 구리다고 생각하는데?’라고 되묻자 케빈 여친은 ‘다른 사람들은 다 필터 적용해서 사진들이 예쁘잖아…내 사진은 구려(보정 안한 사진을 올리기 부담스럽다는 뜻인 듯)….. 니 앱에 필터 좀 넣어봐봐(이정도면 케빈 여친은 인스타그램 잘되라고 하늘에서 내려준 천사 아닌가요?)’라고 말하게 된다. 그녀의 말에 문제가 뭔지 파악한 케빈은 집에 가자마자 필터를 넣는 기능을 앱에 구현했고 그날 처음으로 자신의 앱으로 ‘필터를 넣은 사진’을 찍는다.

케빈이 처음으로 필터를 적용해서 찍은 자신의 강아지 사진
케빈 부부 사진

그렇게 인스타그램을 만들기 위한 기초 뼈대가 세워지고(기본 컨셉이 잡힘) 8주 동안 케빈과 마이크는 열심히 일해서 다시 앱을 런칭한다. 이게 바로 인스타그램이다(2010년 10월 6일 출시). 인스타그램은 출시하자마자 대박이 난다. 출시 24시간 만에 2만 5천 유저를 확보하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운다(와….앱 개발자라면 알 거에요 정말 ㅎㄷㄷ한 숫자입니다..).

그리고 그 숫자는 고공행진해 출시 한 달만에 백만명의 유저를 확보하게 된다(와……………………….진짜 넘 부러워요ㅜㅜ).

인스타그램을 호시탐탐 노리던 마크 저커버그씨.. 결국 인스타그램 인수 성공

이렇게 대박 중 대박을 치던 그들에게 그들의 성장을 눈 여겨보던 페이스북의 사장 마크 저커버그가 그들에게 서서히 접근한다(인스타그램을 산 건 저커버그 인생에서 제일 잘한 일이었을 듯 싶다).

인스타그램을 경영한지 1년 반 정도 되었던 두 명의 창업자에게 10억 달러의 돈(한국 돈으로는 1조 1천억원 정도, 2012년에 이 일이 일어났으니 지금으로 치면 훨씬 더 많은 돈일 듯)을 내밀며 ‘내가 인스타그램 좀 사면 안되겠니? 나한테 좀 팔아’라고 말한다.

마크 저커버그의 말에 인스타그램 창업주들은 깊은 고민을 하는데 그 고민은 ‘인스타그램을 이 자본을 가진 회사(페북)에 팔면 지금 우리가 인스타그램을 성장시키는 것보다 더 빨리 성장시킬 수 있을까’에 대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 대답은 ‘Yes’였고 두 명의 창업자는 결국 인스타그램을 마크 저커버그에게 팔게 된다(이때가 2012년 4월이고 놀라운 게 이 때 당시 인스타그램 직원은 13명 밖에 안됐다고 한다. 전세계가 사랑하는 앱 서비스가 고작 13명의 손에서 태어나고 1년 반 넘게 지속되었었다는 사실 자체가 개발자가 21세기에 얼마나 막중한 힘을 가지고 있는지 보여준다. 현대판 마법사 아닌가?)




감상- 내가 좋아하는 인스타그램 창업자들

여기까지가 인스타그램이 태어난 배경이고 모든 사람이 알다시피 인스타그램은 지금까지도 사랑받는 온라인 앱 서비스다. 인스타그램 두 명의 창업자 중 마이크 크리거는 언론에 많이 노출되지 않았지만(본인이 그걸 선호한다고 한다) 케빈 시스트롬은 인스타그램 간판으로 여러 토크쇼에 나와서 인스타그램 성공 스토리를 공유하며 많은 앱 개발자들의 영감이 되었다(저두요! 앱 개발자들에게 인스타그램은 신데렐라 스토리입니다ㅎㅎ).

나는 개인적으로 케빈 시스트롬의 이 말 ‘Learn enough to be dangerous’ 이 말을 참 좋아한다(‘큰 일을 저지를 수 있을 정도까지는 기술을 연마해야한다’는 뜻). 케빈은

“You don’t have to be the best but you have to be dangerous, you have to learn just enough to be dangerous to build an idea, concept it and show it to the world and then, it turns out that there are lots of other people including all 170 people who work in instagram who are doing much better stuff than I am”

최고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당신은 그저 큰 일을 저지를 수 있을 만큼, 아이디어가 생기면 그 아이디어를 구현해서 세상에 내놓을 만큼만큼의 실력을 갖추면 돼요. 지금 인스타그램에는 저보다 훨씬 능력이 좋은 170명의 사람들이 일하고 있습니다.

라고 말했다.

맞는 말이고 영감을 주는 말이라 나는 이 말을 참 좋아하지만 이 말을 그냥 곧이 곧대로 들으면 안된다는 것도 안다. 케빈의 저 ‘큰 일을 저지를 수 있을 만큼, 아이디어가 생기면 그 아이디어를 구현해서 세상에 내놓을 만큼만큼의 실력’은 절대 그냥 보통 실력이 아니다.

케빈은 아마 ‘그래 그래.. 지구 최고의 개발자가 될 필요는 없어 근데 앵간한 거는 니 혼자 만들 줄 알아야 해’라고 말하려고 한 것 같은데 독자적으로 자신의 아이디어를 세상에 내놓을 정도면 사실 엄청난 고급인력이고 상당한 실력자여야 가능하다ㅎㅎ.

아무튼 앱 개발자들의 우상으로 케빈과 마이크는 내 블로그에 자주 출현 예정이다. 아래는 내가 인상 깊게 본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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